[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약한영웅'에서 시은이 폭발해 영빈과 싸운 후 시은은 위기에 처한다. 이때 시은에 수호(최현욱)와 범석(홍경)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공부밖에 모르고 혼자였던 시은은 이들과 점차 가까워지며 친구가 된다. 수호와 범석으로는 떠오르는 대세 배우 최현욱과 홍경이 호흡을 맞췄다. 박지훈은 "처음 찍을 때부터 친하지는 않았다. 그런 모습이 첫 화에 잘 묻어나서 좋았다"고 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 연시은 役 박지훈/웨이브 |
"회차를 거듭할수록 친해지니까. 그런 모습들이 더 잘 나온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의외로 좋았던 것 같다. 두 분을 보고 진짜 많이 배웠다. 경이 형은 정석으로 연기를 한다. 정말 본인의 씬에서는 자신이 끌어낼 수 있는 감정을 잘 이끌어낸다. 현욱이 같은 경우는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그런 부분은 재능일까 준비해올까 생각이 들 정도로 방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친구였다."
서로에게 누구보다 든든하고 소중한 존재가 되며 우정을 유지할 줄 알았지만, 가출팸의 영이(이연)의 등장에 범석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 느낀다. 범석은 수호에 SNS 팔로우 요청조차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다. 그의 질투심과 열등감은 점점 더 변질된다. 박지훈은 "범석이는 어려운 캐릭터 같다"고 했다.
"이해가 되면서도 안 된다. 어려운 캐릭터같다. 어릴 때 영화를 본다거나 하면 '나도 저 사람처럼 돼 보고싶다', '영웅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범석이 입장에서는 시은이 같은 캐릭터가 두려움에 물러서지 않는 맞서는 친구니까 그런 면이 모습을 닮고 싶어했을 것 같다. 팔로우 요청도 보이는 것보다 내적으로 더 친한 것이라고 설득했을 것 같다. 저는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팔로우 해달라고 말 했을 것 같다. 범석이의 그런 지점들이 어려운 것 같다. 왜 말 한마디를 못 건넸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신기한 캐릭터 같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 박지훈 홍경 최현욱 스틸/웨이브 |
'약한영웅' 1회부터 4회까지 시은, 수호, 범석이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5회부터 8회까지는 범석의 질투심이 변질되다 못해 폭력으로까지 이어진다. 범석은 급기야 일진 패거리들과 어울리며 수호가 자신을 무시한다며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결말은 파국을 맞는다. '부탁했잖아 그만하라고'라는 대사가 후반부에 다시 등장하는 이유다.
"수호는 시은이에는 첫 친구다. 그만큼 사건 사고를 같이 해결해가면서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그렇게 되니까 되게 크게 와 닿았을 것 같다. 죄책감 같은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우정의 소중함을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사실 시은이는 부모님의 사랑,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그 상실감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작품 하면서도 충분히 시은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시은의 마음을 공감하기 때문이었을까. 박지훈은 완성된 '약한영웅' 모니터링 하면서 많이 울었다. "작품 모니터링 하면서 저도 눈물을 많이 흘렸다. 자꾸 울음이 나오더라. 작품이 너무 애틋했다. 찍으면서도 힘이 느껴졌다. 결말에 등장한 시은의 일그러진 표정이 너무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이 안 들어간 곳이 없었던 것 같다. 감정적으로, 체력적으로 소모가 너무 컸다. 너무 힘을 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 연시은 役 박지훈/웨이브 |
'약한영웅'은 박지훈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작품 시작하기 전에도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를 했다. 이 작품은 제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그만큼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연구했다. 정말 터닝 포인트가 됐다. 저 스스로도 제가 이런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통쾌함도 느끼셨으면 했다. 인정받고 싶었던생각도 있었다. 그런 면을 다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 스스로도 뿌듯하다."
리프레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실 박지훈은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여섯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한 후 '약한영웅'이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돼 일정을 소화해냈다. 인터뷰도 태국에서 귀국하자마 오후부터 진행됐다. 정말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며 열일 중이다. 그래서 '약한영웅' 촬영이 끝난 후는 최대한 잠을 많이 잤다.
"선배님들을 보면 리프레쉬 시간을 한 두달 갖더라. 저는 이 작품 찍으면서 그런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중요성을 알게 됐다. 이번 작품은 너무 감정적인, 체력적인 소모들이 많았어서 그걸 느끼게 됐다. 가수 활동이랑 배우랑 둘다 하는 게 감사한 일이지만 쉬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저는 '약한영웅' 촬영이 끝나마자마 털어낼 생각도 없이 잤다. 잠으로 회복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서로 진심으로 에너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리프레쉬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 연시은 役 박지훈/웨이브 |
올해의 마무리 역시 일정이 채워져 있다. 아직 리프레쉬 기간을 갖지 못했지만 박지훈은 '약한영웅'을 발판 삼아 다시 달린다. 롤모델 배우 이병헌이라고 말하며 그를 닮고 싶다고 했다.
"저는 작품을 하거나, 앨범을 낼 때도 기대를 하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기회가 되면 뼛속까지 악한 악역도 해보고 싶다. 반전이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이번에 '박지훈이 아니라 연시은이 보인다'는 댓글을 보면서 정말 제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싶었다. 이병헌 선배님을 보면 항상 캐릭터로서 보이지 않나. 정말 닮고 싶은 모습이다. 자만하거나 오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