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셀러브리티' 김철규 감독, 30년차 감독의 도전 "변화의 필요성 느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7-18 0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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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상이다. 인플루언서, 셀럽이 하나의 직업이 되는 세상에서 SNS는 뻬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평범한 직장인이 갑작스럽게 탑 인플루언서가 되는 서사는 그 과정을 궁금하게 만든다. 경력 30년차 베테랑 연출자, 김철규 감독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셀럽의 세상을 낱낱히 파헤쳤다.


공개 2주차에 넷플릭스 비 영어권 작품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평범한 직장인 아리(박규영)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김철규 감독/넷플릭스
 

KBS 2TV의 20기 프로듀서로 데뷔, 올해로 30년차를 맞은 김철규 감독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감독의 대표작은 '황진이', '대물', '공항 가는 길'. '마더', '악의 꽃' 등 무겁고 진지한 스타일이다. 그렇기에 밝고 경쾌한, 트렌디 드라마에 대한 욕구도 있었다. "김이영 작가님도 '백만장자의 첫사랑' 이후 줄곧 사극만 해오셨다. 작가님도 저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변신해보자 싶어서 도전했다."

'셀러브리티'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과 맞물리며 리얼리티를 높인다. 이는 김이영 작가가 사전에 취재하며 소재를 모은 것이다. "인플루언서 미팅도 하고 각종 게시판이나, 직접 많은 경험을 해보시면서 쓰셨다. 그렇게 자료조사를 한 것에서 드라마의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오셨더라. '대첩'이라는 단어도 사전 취재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은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는 '셀러브리티' 소재를 접하기 전까지는 SNS 계정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SNS 계정 없이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근데 SNS는 현재의 핫하고 트렌디한 영역 중의 하나다. 대중문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걸 관심 없다고 모른 척 하고 가는게 바람직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초반 대본이 재밌었다. 여러 의미에서 이 작품을 도전해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SNS를 공부했다. 처음에는 '라방'(라이브방송)이라는 단어나 용어들도 몰랐다. 맞팔의 개념도 몰랐다. 계정을 만들어 공부하는 과정이 드라마 속에서 아리가 밟아나가는 과정과 같았다. 배우들에게도, 제 딸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인플루언서의 SNS라는 화려한 피드와는 다른,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담아낸 '셀러브리티'는 각종 시기와 질투, 암투, 등 그 어떤 사회 못지 않게 복잡하다. 이에 드라마는 생각보다 밝고 경쾌하지 않았다. 포스터 속 '나를 죽인 살인자는 나의 팔로워다'라는 문구와 함께 화려한 파티 드레스를 입었지만 곳곳에 피범벅인 박규영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먹었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무거운 것 같다. 내가 하면 무거워지는 것 같다. 대본보다 무거움의 이미지가 더 얹어진 느낌이다. 마냥 유쾌하거나 즐겁기만한 드라마는 아닌 것 같다. 인플루언서의 세계는 화려하고 사치스럽지만 그 이면에 무거운 어두운 특면, 밝지만은 않은 쓴맛도 있더라."

김철규 감독이 '셀러브리티'를 함께 완성할 파트너로 박규영, 씨엔블루 강민혁, 이청아, 이동건 전효성을 택했다. 캐스팅의 기준은 신선함이다. "소재 자체의 특성도 그렇고 너무 많이 노출된, 인지도가 너무 높은 배우보다는 노출 덜 되고 신선한 배우를 하는게 모험적인 측면도 있지만, 성격상 더 맞겠다 싶었다.가빈회도 처음 보는 얼굴들이다. 그래야 특성과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안정적이고 체격조건도 맞았다. 잠재력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 있는 배우, 마스크도 개성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스틸/넷플릭스


특히 '셀러브리티'의 원톱 주연 박규영은 새로운 매력으로 전작과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배우는 고등학교 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아리와 재회해 얽히게 되는, 인플루언서 사교모임 가빈회 멤버인 오민혜다.매 작품 신인을 발굴하는 탁월한 재능을 펼쳐온 감독은 '셀러브리티'로 전효성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효성이 분한 오민혜는 가빈회와 몰려다니는 인물이다. 각 인물이 구별이 안되고 비슷하게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외모나 말투나 의상이 확연하게 구분되게 인물을 배치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오민혜는 다른 인물에 비해 체격조건이 불리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더 독하고 이를 악물고 성공에 집념이 관한 인물이다. 전효성은 한동안 뜸했다. 아직 대중들에 많이 역량이 보여지지 않은 배우다. 너무 열심히 해줬다. 아주 긴 대사들도 철처하게 준비해서 4번 반복하는데도 지치지 않고 잘 해줬다. 그런 부분들이 빛을 본 것 같다."

강민혁 역시 새로운 마스크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이청아와 이동건은 본투비 재벌인 귀족 셀럽에 속한다. 이청아와 이동건 역시 새로운 매력을 어필해 눈길을 끌었다. "인플루언서 이야기니까 도회적인 이미지가 필요했다. 인플루언서들의 화려하고 사치스럽지만 명과 암이 나뉘어져 있다. 윤시현 캐릭터는 뻔하면 재미 없으니까 뭔가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할 이미지를 계속 만들었다. 그래서 형사와 1대 1 대화를 하는 씬에서도 오묘하다. 그런게 새로운 묘미를 보여준 것 같다. 이동건씨는 악역을 한번도 안 해봤다. 그렇기 때문에 악역을 시켜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본인도 욕심이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김철규 감독/넷플릭스


'bbbfamous'는 '셀러브리티'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가상 현실이 익명이라는 점을 이용, 아리를 응원하는 듯 했으나, 이간질을 하고 루머를 퍼뜨리는 주범이었다. 'bbbfamous' 계정주를 연기한 신예 김노진은 악플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바퀴벌레와 쓰레기가 가득한 정돈되지 않은 지저분한 방에서 생활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모두를 속이고 살아간다. 특히 쓰레기장으로 보여지는 그의 생활공간은 온갖 루머와 악플, 악플러들이 죽지도 않고 다시 기생하는 바퀴벌레 같은 모습을 상징한다. "'bbbfamous'는 고민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문제적 인물이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다. 작가님 의도도 다른 인물들은 현실적인 느낌이다. 현실 세계의 느낌을 살렸다면, 정 방대로 가상의 인물, 상징적인 인물로 설정했다. 온라인 세계의 주인공이다. SNS 상의 인간들의 탐욕, 질투, 관음증 익명성을 그린 것이다."

이어 감독은 "제일 무서운게 익명성 뒤에 숨겨진 공격성과 배타성이다. 'bbbfamous'가 응집적인 상징적인 존재다. 구체적으로 특정 한 개인이 아니다. 익명성 뒤에 숨었을 때는 신비감이 갔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 익명성이 벗겨지고 굉장히 평범한 모습이다. 그런 인물이 세상에 자온다. 12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베일에 감춰있다가 부제가 떠오른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나와 당신들'이 부제가 제일 마음에 든다. 그런 존재다. 세상에 악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우리 사회에서 악플로 인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런 것들을 상징하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등장하는 모든 인스타그램 계정도 실제 만들어서 사용했다. 밝고 화려한 이면을 상징하는 행사장으로 '발망쇼'가 극에 그려진다. 이는 실제 올 시즌 컬렉션을 직접 공수해서 모든 출연자들 착용했다. "발망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기본적으로 한국 드라마 산업 스케일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저는 제작비 쓰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다.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드라마도 하나의 산업이라 수익을 내야한다. 30년차로서 한국 드라마 업계가 산업화 됐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 김철규 감독/넷플릭스


'셀러브리티' 작업 소회를 묻자 감독은 "주변에서도 다들 재밌다고 하시고, 다들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고 하더라. 이전에는 촬영이 끝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 고민해도 이미 늦었다. 이번에는 촬영을 마치고도 1년여 시간을 기다렸다. 공개가 다가올 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더라. 다행이 주변 지인들도, 제 딸도 재밌게 잘 봤다고 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중문화를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를 탐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젋은 세대 이야기를 관심 갖고, 들여다 봐야한다. 요즘은 세대교체 시기도 더 빨라졌다. 오래 해온 사람이 경험이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것들에 대한 접근감, 공부를 해야 좋은 콘텐츠가 나오는 것 같다. 제가 해왔던 드라마들이 인물의 감정을 지겹도록 파고들었다. 이제는 세상에 새로운 것들. 새롭게 소통하는 방식이 생겼다. 새로운 물건을 접하고 배우는 것이 재밌는 것 같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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