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좋은 코미디 영화가 나왔고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다."
37년차 베테랑 배우에게 '만족감'이란 어떤 의미일까. 매 작품 독보적인 열연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이성민이 신작 '핸섬 가이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성민은 "동료 배우들도 부러워한다"며 인터뷰 내내 웃음지었다.
이성민에게 만족감을 안겨준 영화 '핸섬 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로, 개봉 후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5일 누적 관객수는 65만 5천명을 돌파했다.
▲영화 '핸섬 가이즈' 재필 役 이성민/NEW |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은 배우에게는 축복이다. 이성민의 신작 '핸섬 가이즈'는 외적인 비주얼을 십분 활용한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신선한, 활력이 넘치지만 오싹한 영화다. 이성민은 처음 대본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외국영화에서는 익숙할 수 있는데 한국 영화에서는 잘 없는 형식이다. 그 지점이 특이했다. 많이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코미디 영화를 할 수 있구나. 캐릭터가 특별하구나 그런 지점에서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핸섬 가이즈'는 외국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원작으로 남동협 감독이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기존의 설정에 악령 '바포메트' 소재를 더함으로써 색다른 매력의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를 보고 감독님한테 고맙다고 찐한 악수를 청했다. CG는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없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선을 넘어가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자연스럽게 이끌내주신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특히 이성민은 "감독님은 다 계산이 있었구나 싶더라. 모든 사건과 사고가 우연히 일어남에도 그 모든 게 포석이 있었구나 싶었다. 조연출을 오래 하면서 쌓인 경험치인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캐릭터 씬만 생각하는데 전체를 관장하는 게 감독의 힘이구나 생각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여러모로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웃음 지었다.
▲영화 '핸섬 가이즈' 재필 役 이성민 스틸/NEW |
이성민이 연기한 재필은 전원생활을 위해 가족처럼 아끼는 동생 상구와 이사온 남자다. 선과 악을 오가는 배우 이성민은 거친 말투와 살벌한 외모로 한 번 보면 못 잊을 아우라를 풍기는 자칭 터프가이를 완성했다. 반면 두 팔을 번쩍 올리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뽀얀 속살(뱃살)은 영화의 재미 포인트다.
"외모가 워낙 거칠게 표현되야 한다. 반면 속이 하야면 재밌겠지? 생각을 했다. 속 마음은 하얀 사람이라는 것을 과감하게 보여주자 생각했다. 의상은 의상 실장님이 멋진 선택을 해주셨다. 컬러풀한 의상을 생각 못했는데 너무 잘 해주셨다. 재필은 선입견에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다. 따뜻한 속마음이 외모와 다르게 표현되길 바랐다. 세련되지 못한, 거친 언어나 거친 표정 이런 것과 다르게 속이 뱃살처럼 하얀 인물이었으면 했다. 어차피 얼굴은 검으니까 넥 라인은 제가 한 것이다. 근육질 몸이 아니니까 대비를 조금 더 보여줘서 몸매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선을 흐리자 생각했다."
이성민에게 '핸섬 가이즈'는 도전이었다. "웃으라고 만든 컷이고 장면이고 대사인데 관객이 웃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마다 여러 버전의 연기를 했다. 우리가 즐겁다고 관객이 즐거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그런 지점 때문에 과감하게 연기를 할 수 있고, 즉흥적인 연기를 해볼 수 있었다. 배우한테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영화 '핸섬 가이즈' 재필 役 이성민/NEW |
재필과 쌍두마차를 이루는 상구 역의 이희준과는 '남산의 부장들' 이후 재회했다. 전작과는 또 다른 두 배우의 케미에 관객들은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연극할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그 친구가 인물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잘 안다. 서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 선을 넘어가지 않고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는게 잘 훈련이 돼 있었다. 그런 호흡이 좋은 앙상블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다. 연극도 재밌는 연기를 많이 했었다. 서로의 연기를 살피느 ㄴ것도 익숙하고 좋은 앙상블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미소)."
재필, 상구와 우연히 얽히게 되는 인물 김미나는 공승연이 연기했다. 김미나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재필과 상구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사건들이 벌어지며 이들의 새 보금 자리는 아수라장이 된다. "공승연씨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캐릭터가 세고 거친데 그걸 받아줘야 한다. 심지어 중간 쯤에는 캐릭터를 꺾어야 하는 씬도 있다. 그때부터 우리와 다르게 독립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해줬다. 이 작품에서 공승연씨를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건강하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배우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흡수력이 좋더라. 이 작품을 계기로 좋은 작품을 많이 했으면 한다."
인터뷰 내내 온 몸으로 만족감을 드러내며 영화의 흥행의 성공을 바란 이성민. 이런 이성민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과 만족도가 남다르다는 것은 그를 만난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아챌 수 있다. 무엇보다 이성민에게 '핸섬 가이즈'는 도전이고 새로운 자극이 됐기 때문에 더 뿌듯하다.
▲영화 '핸섬 가이즈' 재필 役 이성민/NEW |
"이 작품 흥행이 잘 되길 바란다. '서울의 봄' 보면서 이런 기분(만족감)이 들었는데, 먹먹함은 아니지만 비슷한 기분이다. 그동안 안했던 류의 연기였는데 반대로 연극할 때는 많이 했던 류다. 한국에 이런 식의 코미디 영화, 이런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분장하는 순간 몰입된다. 처음 피팅, 분장 의상을 다 마치고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그날 알았다. 그냥 (몰입이)되는구나. 전기톱을 들고 있는데, 이 인물은 어떻게 가야하는지가 본능적으로 알겠더라."
새로운 도전을 함께 하면서 그 결과물을 훌륭한 완성작으로 만든 남동협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에 보답하고자 '핸섬 가이즈'를 위해서라면 뭐라도 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늘 현장에 노련한 감독처럼 계셨다. 준비도 많이 하셨고, 배우들과의 호흡도 너무 좋았다. 늘 여유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오랜 수련의 기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 관객 만나는 것은 정말 죽고 싶은데, 배우들끼리 최악의 영화가 흥행이 잘 되는게 좋냐, 좋은 영화가 흥행이 안되는게 좋냐는 질문을 한다. 그럼 다 좋지 않은 영화가 흥행이 잘 되는게 좋다고 한다. 그만큼 관객의 힘이 중요하다. 좋은 코미디 영화가 나왔고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다. 우리 영화를 MZ 세대가 좋아한다고 반응을 들었다. 그래서 유튜브, 예능도 최대한 나가려고 한다.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는 영화였으면 한다. 영화보는 시간이 순삭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