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생캐 경신' 수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으로 날았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5 0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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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수현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마치 그동안 묵혔던 숨은 끼를 폭발 시키듯, 수현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물 만난 물고기가 유영하듯, 날았다. 

 

차도녀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였던 수현은 130kg이 넘는 복덩희로 파격 변신, 그의 러블리한 매력과 숨겨진 끼를 대방출하며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복동희 역 수현/YG엔터테인먼트
 

수현이 출연한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연출 조현탁, 극본 주화미,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 제작 글앤그림미디어·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 복귀주(장기용)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 도다해(천우희)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다. 종영 후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 꾸준한 사랑을 받는 중이다.

수현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비행 능력을 지닌 복동희를 연기했다. 복동희는 과거 유명 모델로 활동했으나 고도비만으로 날지 못하게 됐고, 모친 복만흠(고두심)에 재산이라도 물려 받고자 의사 남자친구와 결혼해 아이를 낳으려는 목표를 가졌다. 하지만 그 앞에 가족들의 마음을 녹여버리는 동생 복귀주의 재혼상태 도다해가 나타났고, 복동희만 그녀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수현과 복동희는 모델 출신이라는 점 외에는 연상시킬 부분이 전혀 없다. 하지만 조현탁 감독은 수현에게 복동희 역을 제안했다. "처음 제안 받고 '나를 여기에 생각한다고?' 라고 저도 의아했다. 제가 모델 출신이다. 근데 130kg이 넘는 캐릭터를 왜 저라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표정이 많은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짐작만으로 맡겼다는 것은 감독님도 도전인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리딩을 많이 못하고 첫 촬영에 들어갔다."

 

조 감독과 수현 모두 도전이었지만, 감독은 첫 촬영부터 확신을 얻었다. "결혼식 준비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 저랑 그레이스(류아벨)가 달려들어서 티격태격하다가 샴페인을 마시는 씬이었다. 그 장면이 편집됐는데, 샴페인을 마시니 트림이 나오더라. 저는 평소에서 트림을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근데 매 테이크마다 물만 먹어도 트림이 났다. 신기했다. 그 모습을 보시고 감독님께서 '그냥 복동희가 되서 오셨네요' 하셨다(웃음)."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복동희 역 수현 스틸/JTBC


수현은 130kg이 넘는 복동희를 연기하기 위해 매 촬영마다 4시간 이상 특수분장을 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복동희가 '비행 능력'을 지닌 덕에 와이어 촬영도 잦았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특수분장을 한 채 와이어에 매달리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얼굴만 보형물이 2kg이었다. 떼고 나면 얼굴이 쳐져있었다. 다행이 피부는 덧나지 않더라. 함께 해주신 특수분장 팀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이다. 와이어는 하네스를 입어야 한다. 너무 더웠지만 와이어 씬은 재밌었다. 동희 꿈 속에서 날아다니다가 살이 찐 모습으로 보여지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오랫동안 매달려 있어야 했다. 그래서 갈비뼈 모양대로 온 몸에 피멍이 다 들었다. 와이어 씬 촬영은 프리뷰를 먼저 보여주셨는데 정말 재밌었다. 후시 녹음할 때도 추임새도 연기하고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또 수현은 극 중 도다해가 복씨네 집에 입성한 후 창문 밖에 동희가 떠 다니는 모습을 보는 장면에 대해 "다해가 창문에서 보는 모습에서는 스칼렛 위치를 생각했다. 그 높이가 지붕을 뚫고 올라가는 높이였다. 무서운 와중에도 그걸 하고 놓치고 싶지 않아서 스칼렛 위치를 따라해봤다"고 비화를 전했다.

모델 출신에 남다른 패션 감각의 동희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옷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동희 성격에 맞는 화려하고, 밝음을 표현하려고 여러 벌을 준비해야 했다. 런던에서 구입해왔다"며 "너무 더워서 비하인드 씬에서 제가 덥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근데 그걸 다 이해하고 받아주셨다. 제 분장 시간 때문에 많은 스태프분들이 기다려주셨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제가 연기를 대충하기 싫어서 고집 부린 것들도 많은데 그걸 다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복동희 역 수현/YG엔터테인먼트


수현은 한국 배우로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퀄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등에 최초로 출연한 글로벌 스타다. 국내에서도 틈틈히 작품을 해왔지만 국내 안방 시청자들에게 '수현'은 너무 먼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통해 국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 논, 연기력 덕분이다. 복씨 집안의 철딱서니 포지션이지만, 언제나 밝고 귀여운 매력의 복동희는 러블리했다. 또 그가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다시 날 수 있기를 시청자가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수현은 '복동희'를 통해 '복덩어리 언니'라는 귀여운 애칭도 얻고, 안방 시청자들에 한 발짝 다가가며 거리를 좁혔다.

 

"복동희를 인생 캐릭터라고 많이 말씀하시더라. 그 정도로 '복덩어리 언니야'를 응원하고 예뻐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시청자분들이 다 같은 마음으로 봐주서 너무 기뻤다. 저는 한국 활동을 계속 했다. 근데 너무 멀게 느껴지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캐릭터를 하다가, 이런 역할을 주신 것 자체가 감사했다. 배우들은 기회가 와야만 할 수 있다. 감독님의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저도 사명감이 느껴졌던 캐릭터다. 이 시기에 이 작품이 온 것이 너무 감사하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과의 케미도 빛났다. '복덩어리 언니야'라고 불렀던 그레이스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꾀어내는 눈엣가시였지만, 마지막에는 워맨스가 극에 달했다. 또 복귀주와의 현실 남매 케미, 도다해와는 독특한 케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저는 실제 남동생이 있는데 이런 관계는 아니다. 제 남동생은 더 어른스럽게 무슨 일이든지 들어주는 스타일이다. 복귀주 역의 장기용씨와는 분장을 안해도 진짜 남매처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극 중 복귀주를 불러서 불 끄라고 하는 장면이나 심부름을 시키는 장면은 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웃음). 장기용씨가 먼저 다가와주고 먼저 말도 걸어주고 붙임성이 있다. 좀 더 상대를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복동희 역 수현/YG엔터테인먼트

도다해 역의 천우희와는 심쿵(?)하게 하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의미심장한 말들을 내뱉는 장면들 역시 웃음 포인트였다. "페디큐어 장면은 대본에도 있었다. 점점 가까이 다가가서 도다해서 무서워하고 그런 포인트들은 현장에서 같이 만든 것이다. 우희씨가 울 것처럼 반응 하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현장에서 스태프들도 다 빵 터지고 그랬다. 감독님은 두 사람의 씬을 더 만들어보겠다며, 생각나는 씬을 말해달라고도 하셨다. '차근차근 보여드릴게요'도 애드리브다. 우희씨를 비롯해서 워맨스 케미가 좋았다. 우희씨가 이번 작품으로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고 했었다. 여태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역할도 많이 해온 배우다. 근데 사기꾼이라는 지점을 다른 여배우가 할 수 있었을까. 소름이 돋게 하는 반면에 연약한 아픔이 있는 사람이다. 사랑이 필요한 여성을 연기한 것이 또 다른 재발견인 것 같다."

파격 변신에 도전, 성공했고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켜 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국내 작품으로 시청자들에 이만큼 호평을 받고 응원을 받은 것은 데뷔 이례 처음 있는 일이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그에게 남다른 작품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끝나고 눈물 펑펑 쏟은적이 데뷔 이후 처음이다. 늘 작품에 애정을 쏟지만 복동희를 떠나보내는 게 싫었다. 좀 많이 아쉽고 '감독님 오늘 끝나면 뭐해요' 할 정도로 허전하더라. 배우들간의 분위기도 좋아서 히어로 패밀리는 계속 갈 것 같다."

배움도, 감사함도 많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조현탁 감독님의 강점은 캐릭터간의 관계, 심리적인 갈등을 굉장히 잘 연결해가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이전 씬과 맞춰서 연기하는 것, 어떻게 이어갈 지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된 것 같다. 당연히 연기에 있어서 자유로움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많이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들은 기회가 와야만 작품을 할 수 있다. 덕분에 여러가지 해보지 않는 연기도 했다. 이전의 작품들에서 저는 먹는 씬이 없었다. 여기서 동희는 몰래 먹고, 폭식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도 보여준다. 특수분장까지 새로운 것을 해보면서 마음 껏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어느 작품보다 시청자들이 가깝게 공감해준다고 느꼈다. 동희를 저보다 더 귀여워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그런 소소한 코멘트도 엄청난 응원이 됐다. 매 작품 소중하지만, 저한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연기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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