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백' 김윤진 "K-콘텐츠 세계화 상상도 못해...이제는 작품만 고르면 돼"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7 00: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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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김윤진은 언제나 강렬한 눈빛, 무게감 있고 진지한 연기로 신뢰도를 높인다. 한국 연예인 최초로 미국 드라마에 출연하며 글로벌 위상을 드높인 한국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여배우다.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대작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이하 '종이의 집') 시리즈에 캐스팅되는 등 꾸준히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자백' 양신애 役 김윤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윤진의 신작 '자백'(감독 윤종석)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시작으로 10일 연속(7일 기준)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위의 집'(2017) 이후 '자백'을 통해 스크린으로 5년만에 복귀한 김윤진은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며 "속도감이 너무 좋았다. 급한 속도감이 아니라 텐션 조정을 정말 잘하신 것 같다.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빨려들어가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김윤진은 '자백'에서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로 분했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민호를 돕는 역할이다. 완성된 작품을 통해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김세희(나나)와 유민호의 분량을 본 것에 놀라워했다. "나나가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더라. 김세희 유민호의 호텔 장면들은 처음 본 것이다. 현장에서 제 보이스 오버가 사용될 수도 있다고 해서 녹음했었다. 시나리오로만 봤던 제가 못본 장면들을 보니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영화 '자백' 양신애 役 김윤진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세븐데이즈', '이웃사람', '시간위의 집'까지 김윤진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자타공인 스릴러 퀸이다. 그런 그에게 '자백' 시나리오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대본 자체가 연극 같았다. 처음 대본 받았을 때 잘 짜여진 추리소설, 최신 버전이 아니라 클래식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독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좋아하셨다." 

 

김윤진은 특히 차별화된 여성 캐릭터의 서사가 마음에 들었다. "제가 주로 출연했던 스릴러는 이 여성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로 서사가 이뤄진다. '자백'에서는 철저하게 가면을 쓰면서 길을 안내하면서도 상대 캐릭터를 이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감정 변화가 필요한 캐릭터였다. 그 자체가 김윤진에는 숙제였다. 원작과 캐릭터 성격도 조금은 달라졌다. "너무 능숙하지도 않아야 한다. 이 작업은 매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몸 풀려서 이제 느낌 좀 알겠다는 느낌이 하루도 없었다. 매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철저하게 계획을 쌓아도 유민호가 어떤 대사를 치면 순간 확 올라올 때가 많았다. 순간순간 감정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다시 촬영하고 그랬다."

 
▲영화 '자백' 양신애 役 김윤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본격 촬영에 앞서 오랜 시간 대본 리딩을 거쳤고, 촬영장에서도 다양한 감정과 표정으로 여러번 리허설을 통해 완성됐다. 특히 김윤진은 촬영 전 대본을 통으로 외워 상대배우인 소지섭을 놀라게 했다.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 '종이의 집'도 대사는 많았다. 영화로서는 '자백'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이 호흡이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빨리 받아내야 하니까 느긋하게 할 수 없었다. 이 과정이 참 재밌었다. 동선 리허설도 했고, 리딩을 많이 해서 그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님이 원하시는대로 못 던졌을 것 같다. 빈 A4 용지를 두고 써 가면서 외웠다. 7~8장 분량 됐었다. 제가 현장에서 굉장히 유연해져야 한다. 대사 때문에 조금이라도 막힘이 있으면 다 놓친다. 그래서 다 외워야 했다."

대본을 통으로 외우며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본격 촬영에 들어가고 난 후 윤종석 감독의 독특한(?) 디렉팅을 받아야 했다. "감독님께서 감정을 '반 스푼의, 반 스푼만'이라고 반스푼 디렉팅을 주셨다. 처음에는 그 말에 당황했는데 미세한 차이를 알겠더라. 미세한 차이가 중요한 캐릭터기 때문에 주신 디렉팅이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느낌을 잘 찾아간 것 같다. 제가 특별해서 위대해서 해낸 것이 아니라, 이런 기회가 왔고, 책임감 때문에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영화 '자백' 양신애 役 김윤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 중 양신애를 변호사로 선임하기 위해 유민호와 만난, 두 사람의 별장 독대 씬은 몰입도가 최고조다. 해당 장면은 특별한 영화적인 장치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줌인' 된 표정만으로 마치 연극 무대를 스크린에 옮긴 듯하다. '자백'만의 강점이다.

"다른 어떤 영화보다 한 장면을 여러가지 버전을 많이 찍었다. 양신애와 관객들은 같은 속도로 본다. 함께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줘야해서 다양한 버전을 찍었다. 유민호도 저 사람은 뭐지? 싶을 정도로 집중하게 했다. 윤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즐거웠지만 '정말 칼을 오래 가셨구나' 생각하게 됐다. 그 결과물을 음악과 조명이 더해진 완성된 것을 보고 앞으로 많은 일을 하시겠구나 싶었다. 다시 호흡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민호로 호흡한 소지섭에 대해서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다"고 했다. "저는 뭔가 그때 그분(?)이 오시면 빨리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꽉 쥐고 있는 편이다. 근데 지섭씨는 너무 고요하게 여유롭더라. 지섭씨는 유민호가 무슨 생각하는지 진짜 몰랐으면 한다고 했다. 유민호가 말을 하면 할수록 미묘하게 전달이 될까봐 위험하니까 자꾸 대사를 빼자고 제안하시더라. 나는 사건을 재구성하는데(하하)."

▲영화 '자백' 양신애 役 김윤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김윤진의 새로운 모습까지 발견하게 만들었다. "작은 디테일이 워낙 중요했던 영화다. 그래서 압박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했다. 준비를 오래했지만 실제 촬영은 빨리 진행해야 했다. 그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많이 담아내야 하는 숙제가 많은 작품이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그렇게 줌이 많은 줄 몰랐다. 반전이 있는 부분은 감추려고 하니 얼굴 근육이 떨리는 것까지 보여서 저도 느낌이 묘했다. 내가 저런 부분이 떨리는구나 처음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에 '자백'을 선보였고, 김윤진의 행보는 계속된다. 올 상반기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종이의 집' 파트1에 이어 파트2와 영화 '도그 데이즈'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국내 배우 최초로 미국 드라마 '로스트' 시리즈에 나오며 글로벌 영향력을 떨친 김윤진은 최근 K-콘텐츠를 향한 전 세계의 관심을 몸소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외국 작품을 하면 3~5년동안 계약을 해야해서 중간에 하고 싶은 작품을 놓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지금은 OTT를 통해 시장이 많이 바뀌었다. K-콘텐츠를 찍어도 전 세계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제가 시작할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어떤 작품을 고르냐가 중요한 시기다. 제가 죽기 전에 이런 기회가 와서 너무 좋다. 이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 후배 배우분들은 이제 굳이 영어를 쓰지 않아도 연기만 잘하면 된다. 얼마나 좋은 시대냐(웃음)."


그러면서 김윤진은 "공개를 앞두고 있는 작품 중 미국 넷플릭스 제작인데 한국에서 촬영한 작품도 있다. 한국에서 영어 쓰면서 촬영해서 정말 편했었다. 이제는 작품만 고르면 되는 시기가 왔다. 나라가 아니라.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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