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경 씨(사진 : 대한체육회 유튜브) |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부서 회식이 끝난 후 노래방으로 향했던 그는 같은 부서 여성 상사인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당시 자리에는 남녀 총 일곱 명이 있었는데 이 중 B씨가 최민경 씨에게 기습적으로 달려와 목을 휘어감고, 쪽쪽 빨며 입 주변에 침을 발랐다는 것.
해당 사건이 일어난 7월 이후 익명의 제보가 ‘성희롱고충위원회’에 이와 같은 사안을 알렸고 곧장 8월에 대한체육회 감사실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최 씨는 “당시엔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상사라서 어떻게 말을 하겠나 생각해서 말을 못 했다”고 답했다.
다시 4개월이 지난 12월 28일 대한체육회 감사실에서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들에게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고, 이 때 최 씨는 당시 있던 일을 그대로 써서 제출했다. 하지만 경위서 작성 후 인사총책임자인 D상사가 최 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올해 1월 5일, D상사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최 씨에게 “여자(B씨)가 여자(최민경 씨)에게 뽀뽀할 수 있지 않냐, 그런 것도 못 받아들이냐”며 “대한체육회에 여성 간부가 없다는 것이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 사항이었다. B상사를 뽑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회유를 시도했다.
또한 D상사는 “운동 선수 성추행은 아무 것도 아니지 않냐”라며 사건을 가벼운 해프닝으로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D상사는 “피해자 경위서에 노래방 추행 사건 후 피해자 본인이 주변인과 나눈 이야기에서 ‘여자끼리는 성희롱이 아닌데’라는 말이 있어 그 말을 그대로 한 것이다”며 “내가 (사건을 무마하려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운동 선수 성추행은 아무 것도 아니지 않냐’는 말에 대해서는 “정반대다. 내가 2000년대 중반부터 성폭력을 포함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피해자는 그 당시 처음 만났고, 그 이후 만나지 않았다. 더 이상 관여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피해자를 설득하려 했다면 전화라도 했을텐데, 경위서를 확인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뿐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씨는 D상사의 반론을 재반박하며 “8월 감사실 직원의 고충 민원에 말하지 못했던 이유는 B씨가 같이 일하는 상사였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이니셜만으로는 힘을 낼 수 없어 직접 이름을 공개하게 됐다”고 ‘미투’를 외치게 된 이유 역시 설명했다.
한편 가해자 B씨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대기발령을 내렸지만 해당 부서에서는 “B씨가 이 부서로 대기발령된 건 맞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체육회는 “행정상 절차에 있어 대기발령 조치가 난 것이지 징계조치가 아니다”며 “인사 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일이 있어서 시간이 늦춰지고 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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