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진 KDB생명 감독대행(사진: WKBL) |
2017-2018시즌을 끝으로 농구단 해체를 결정한 KDB생명은 WKBL 규약대로 2018-2019시즌 구단 운영비(25억원)를 납부하고 지난 3월 말로 구단 운영에서 손을 뗐다. 이에 따라 구단의 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한 시즌 동안 KDB생명의 구단 운영은 WKBL이 맡는다.
WKBL은 지난 3일 KDB생명 농구단의 감독을 공개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문제는 현재 KDB생명 팀을 이끌고 있는 박영진 감독대행의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남은 상태라는 것.
박영진 코치는 전임 김영주 감독이 지난 1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한 이후 감독대행으로 승격해 팀을 이끌어왔다.
박 대행에 따르면 그는 2017-2018시즌 종료 전 KDB생명과 오는 2019년 3월 말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구단 측은 WKBL이 박 대행의 계약을 준수하겠다고 합의했다는 사실을 박 대행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WKBL 측은 KDB생명과 박영진 감독대행의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했지만 그 계약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KDB생명이 올해 4월부터 구단을 운영할 계획이 없으면서도 이때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간 계약을 보장해 준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해체된 구단의 팀 운영은 해체 당시 팀을 이끌던 감독들이 연속성을 가지고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체된 팀을 이끌 새 감독을 공모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단의 새 주인이 나타나면 팀을 새로이 창단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감독으로 영입하거나 기존 감독을 재신임 하면 될 문제이지 WKBL 관리 하에서 팀을 운영하는 기간을 위해 굳이 미리 새 감독을 앉힐 필요는 없다는 것.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을 두고 신선우 WKBL 총재가 자신의 측근을 KDB생명의 감독 자리에 앉히기 위해 공모라는 요식행위를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농구계 안팎에서는 이미 이와 같은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고, 언론들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WKBL 측은 이와 같은 의혹을 일축하고 있지만 과거 '첼시 리 국적 사기 사건'과 관련. 신선우 총재가 스스로 자신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KDB생명의 해체 과정에서도 연맹 총재로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신 총재는 임기 연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WKBL 구단들로부터 이미 신뢰와 지지를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KDB생명 감독 공모가 다분히 수상하고 비정상적인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는 것도 결국 신 총재에 대한 농구계의 불만과 불신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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