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이 발표한 FA 자격 취득 선수를 팀별로 살펴보면 용인 삼성생명은 고아라, 최희진, 허윤자가 FA 자격을 얻었고, 인천 신한은행은 유승희, 김연주, 박소영, 아산 우리은행은 박태은, 박혜진, 임영희, 청주 KB스타즈는 김보미, 부천 KEB하나은행은 강이슬, 김단비, 백지은, 박언주, 염윤아, 그리고 팀이 해체된 구리 KDB생명 선수로 이경은, 조은주, 한채진 등 총 18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처럼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됐고, 명단 가운데는 리그 정상의 위치에 있는 선수들의 이름도 보이지만 이번 FA 시장에서도 여자 농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에이스급 선수의 이적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이유는 '무늬만 FA 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WKBL의 FA 제도 때문이다.
일단 WKBL 개인 연봉 최고액 상한은 전체 샐러리캡(12억원)의 25%인 3억원. 원 소속 구단이 3억원을 선수는 다른 팀들과 만나보지도 못하고 무조건 남아야 한다.
또한 FA 선수들이 타 구단과 계약할 경우에도 시즌 공헌도 서열에 따라 원 소속 구단에 대한 보상 규정이 달라진다.
이번 시즌 공헌도 1~10위가 이적하면 연봉의 300%, 11~20위는 연봉의 200% 보상금을 원 소속 구단에 지불해야 한다. 원 소속 구단이 보상 선수를 택할 경우 보호선수는 4명. 대신 21위 밑으로는 연봉의 100%를 보상금을 주거나, 지난 시즌 공헌도 서열(1~30위, 31위~)에 따라 보호선수가 5명 또는 6명이 된다.
이쯤 되면 FA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도 어렵지만 팀 전력 강화를 위해 FA 선수를 영입하기도 쉽지 않은 규정이다.
'무늬만 FA', '무늬만 FA 시장'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 MVP로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를 이끈 박혜진이나 KEB하나은행의 강이슬, KDB생명의 이경은 등 팀의 에이스로 평가 받는 선수들에게 현 FA 제도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018년 FA 시장에는 포지션이나 기량 면에서 건실한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선수들이 몇 명 눈에 띈다.
유승희(사진: WKBL) |
2017-2018시즌 기록은 정규리그 35경기(평균 17분6초) 출장에 경기당 평균 3.86득점 1.5 리바운드 1.5 어시스트이며,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24분18초를 뛰며 8.3득점 1.7리바운드 1.7어시스트.
삼성생명의 포워드 고아라(179cm)도 여러 구단의 주목을 받을 만한 선수다. 올해 만 30세가 됐지만 여전히 뛰어난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신체 조건도 좋다.
고아라(사진: WKBL) |
2017-2018시즌 기록은 정규리그 26경기(평균 29분44초) 출장에 경기당 평균 7.08득점 3.7 리바운드 1.5 어시스트.
KEB하나은행의 포워드 김단비(175cm)와 백지은(177cm)도 주목할 만한 FA다.
지난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량발전상(MIP)를 수상한 김단비는 지난 시즌 김정은이 FA로서 KEB하나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보상 선수로서 KEB하나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단비(사진: WKBL) |
2017-2018시즌 기록은 정규리그 35경기(평균 24분37초) 출장에 경기당 평균 5.89득점 3.2 리바운드 1.5 어시스트.
백지은 역시 적극적이고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뛰어나다. KEB하나은행의 주장으로서 한 시즌동안 팀의 중심을 잡아가며 팀을 잘 이끌었다.
팀의 '4번' 포지션에서 상대 장신 선수들을 악착같이 수비하고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데 좋은 능력을 보여줬다. 간간이 터트리는 3점슛은 파괴력이 상당하다.
백지은(사진: WKBL) |
이 밖에 은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허윤자나 우리은행의 플레잉 코치로 결정된 임영희를 제외하고 베테랑에 속하는 김보미, 김연주, 조은주, 한채진, 염윤아 등도 3점슛 능력과 수비-리바운드 등 특화된 기량을 감안할 때 원 소속팀과의 협상 과정에 따라 유니폼을 바꿔 입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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