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사진: 연합뉴스) |
본의 아니게 구설에 올랐지만, 김연경은 끝까지 말을 아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4연패 탈출에 성공하면서 김연경의 공개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김연경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24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고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연경은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무표정에 덤덤한 말투를 유지했다.
최근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주전 공격수 이재영과 주전 세터인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고 드러나면서 더는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그 전부터 흥국생명은 팀 전체가 '불화설'에 휘말려 있었다.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폭 논란을 계기로 각종 불미스러운 소문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쌍둥이 자매의 품행과 김연경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대조된다는 비평이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김연경은 안 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연경은 "지금도 한 마디 한 마디 말하는 게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며 "모든 것들이나 상황들에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팀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요즘 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주전 2명이 빠졌는데, 금방 좋은 결과로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잘해줘서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며 "승점 3을 획득했는데, 저희에게는 3점 이상이라고 볼 정도로 너무 굉장히 좋다"고 기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주장 김연경을 비롯한 팀의 '언니들'이 팀 분위기를 다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자꾸 이야기가 저희나 언니들이 뭔가를 해서 되는 느낌으로 가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선수들이 각자 해야 할 것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노력하다 보니 한 마음 한 팀이 돼서 경기한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언니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해서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사실 저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고, '조금씩 좋아지자, 조금씩 나아지자'는 목표를 갖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승리했다"며 "그래서 모든 선수가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흥국생명이 승리를 확정하자 모든 선수는 환호하면서 코트 안으로 뛰어가 서로를 끌어안았다. 마치 우승을 확정한 팀의 선수들 같았다.
김연경은 "올 시즌 들어서 제일 감동적인 승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