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사진: 연합뉴스) |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학폭) 파문으로 추락하는 듯했던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4연패를 끊고 다시 활짝 웃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오늘 감동적이었다"며 감격했다.
흥국생명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1(25-18 22-25 25-17 25-22)로 꺾었다.
흥국생명은 최근 학폭 가해자로 드러난 주전 레프트 이재영과 주전 세터 이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리며 큰 타격을 입었다.
학폭 파문이 일어나기 전에도 선수단 내 불화설이 불거지는 악재가 많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4경기까지만 흔들리고 다시 일어섰다.
박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도 승리에 크게 감동한 듯했다. 김연경이 마무리 오픈 공격에 성공하자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 모두 '꺄아' 함성과 함께 코트에서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박 감독은 "우선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본인들을 믿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줬다"며 "스포츠 정신을 우리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순위나 점수에 대한 집착보다는 선수들이 힘든 과정을 잘 겪어준 것이 기쁘다"며 "앞으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오늘 경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순간과 오늘, 언제가 더 기쁜가'라는 물음에 박 감독은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오늘이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너무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은 진짜 남아 있는 0.1%까지 다 쏟은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 감독은 특히 주장 김연경을 비롯한 언니들이 큰 역할을 했다며 "마음고생이 많은데도 모범적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또 "오늘은 선수들이 승리자다. 한 경기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상황을 겪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