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정우성, 감독 데뷔작 '보호자'에 쏟은 30년 내공..."레퍼런스 없이 촬영"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7 06: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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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데뷔 30년차 배우 정우성이 첫 연출을 맡은 장편영화 '보호자'가 공개됐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인 '보호자'는 공개된 후 이제껏 대한민국 영화에서 본적 없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씬을 구현해내 호평받고 있다. 또한 '정우성스러운 연출'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 '보호자' 감독 겸 배우 정우성/(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또 영화는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제55회 시체스 영화제, 제 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해외에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정우성 감독은 앞서 제작보고회 당시 한국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던 바. 지난 15일 광복절에 개봉, 드디어 관객들과 만났다.

정우성은 언론 시사 이후 "매력적이다"는 반응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정우성스러운 연출' 이라는 말씀은 제가 쓴 것은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유가 작업방식인 것 같다"고 했다. "회의를 할 때 주로 연출부가 레퍼런스를 모은다. 근데 제가 연출부에 레퍼런스를 찾지 말라고 했었다. 그 컷을 구현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다고.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수혁의 감정이 어떤지, 어떻게 움직임이 만들어질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면 답은 찾아지는 것이다. 그들의 편의에 어긋날 수 있어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첫 장편영화 연출 도전은 우연한 기회였다. "배우로서 '증인' 끝나고 액티브한 연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던 찰나에 제작사에서 시나리오를 받았다. 뻔한데 액션만 통쾌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본다면 배우로서의 롤을 완성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근데 감독이 개인사정으로 못한다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니 작전 같았다. 제가 연출하겠다고 말했더니 바로 오케이하더라."
 

사실 '보호자'의 스토리는 특별할 것 없이 클리셰 투성이다. 그럼에도 정우성 감독이 '정우성스러운 연출', '매력적인 영화'라는 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액션 시퀀스 때문이다. "연출하려고 하니 이 클리셰한 얘기를 클리셰하지 않게 나 나름대로 거점을 풀어보면, 연출에 대한 도전 이면에 또 다른 도전도 재밌겠다 싶었다. 영화인으로서 우리 영화인들이 소재, 스토리를 다루고 대하는 방식, 관점들이 바람직했나 생각해보게 되더라. 비슷비슷한 소재를 계속해서 재탕하고 있는 게 바람직한가. 그런 측면에서 내가 나의 관점으로 또 다른 영상으로 만들고 보여주면 영화인들에게도 전달되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 '보호자' 감독 겸 배우 정우성/(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대한민국 액션을 대표하는 30년차 배우이지만, 연출은 처음이다. 하지만 정우성 감독은 부담감은 없었다. 그는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신속하게 촬영할 수 있는 용의점이 있더라. 편하더라. 부담은 없었다. 이 스토리를 운반하는데 캐릭터들끼리의 충돌적 상황, 행위를 고민했다. 만회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속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줄까를 고민했다."

그럼에도 연출을 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지점은 스스로에 대한 의미부여다. "내 가장 큰 고민은 내 스스로가 갖고 있는 의미부여였다. 정당하게 전달될까. 영화인으로서 나 혼자만 갖고 있는 삐딱함과 불만들을 감각들을 잘 전달하고 싶었다. 그 도전은 지금도 계속된다. 결과에 따라서 위험하다고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도전은 끝이 없을 것 같다."
 

정우성은 극 중 10년만에 출소한 수혁으로도 분했다. 수혁은 딸 인비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재 조직의 2인자인 성준(김준한)이 삐뚤어진 질투심으로 살인청부업자이자 일명 해결사 우진(김남길)에게 수혁의 살인 의뢰를 맡기면서 또 다시 폭력의 딜레마에 빠진다.

수혁은 출소 후 자신이 과거 좋아했던 차에 탄 채 허허벌판에만 있다. 수혁을 유일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차 뿐이다. 그의 차는 자신을 향해 들개 떼처럼 돌진하는 성준과 조직원들을 향해 성난 황소 같은 모습으로 대응한다. 최대한 폭력을 쓰지 않겠다는 수혁의 굳은 의지가 보이는 무한스핀 액션이 등장한다. 해당 씬은 '보호자'만의 특화된 액션 씬으로 호평 받았다. 

 
▲영화 '보호자' 감독 겸 배우 정우성/(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수혁이 세상에 나왔는데 어디에도 속할 데가 없다. 막연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가 의지할 곳은 옛날에 타던 차 뿐이다. 자동차가 황소처럼 돌진하고 성난 것처럼 계속해서 돈다. 수혁의 육체가 갖고 있는 폭력을 막아줄 수 있는 씬이라고 생각했다. 달려드는 들개 떼, 야수와 같은 성준 패거리들에게 육체적 폭력은 제한해주고 싶었다. 폭력의 시절을 후회하기 때문에 딜레마다 느껴지는 신이다. 살과 살을 맞댈 때는 감정의 끝까지 몰아칠 수 있다. 자동차에 달려드는 이들을 뿌리침의 행위로 보여주고 싶었다."

 

과거 도박장 난장씬은 해당 씬과 대비돼 눈길을 끈다. 정우성 감독은 "수혁에 대한 전사가 빈약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의견들이 있어서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과거 수혁이 폭력을 어떻게 쓰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섯 시간만에 촬영했다"고 비화를 덧붙였다.

함께 작품에서 첫 호흡한 김남길과 김준한은 어땠을까. 정우성 감독은 현장에서 이들에게 프로다운 모습으로 입증하려고 했다. 인정이 되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먼저 정우성 감독은 김남길에 "처음부터 끝까지 잘했다"고 칭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했다. 우진은 자짓 잘못하면 유치해질 수 있다. 그 결은 김남길 배우가 아니면 어떤 배우가 만들 수 있을까 막연해진다. 우진이가 처음에 교회 씬에서 목사를 비꼰다. 그때는 진짜인지 아닌지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수혁 앞에서 하는 것은 진짜다. 수혁을 보면서 고민이라는 것을 처음 알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하게 되는 것이다. 형 앞에서 어떻게 액션하겠냐고 했지만, 복도식 발코니 액션 씬은 직접 한다고 하더라. 높이가 상당했는데 잘 소화했다."

성준으로 분한 김준한은 '보호자'의 흥미로운 캐릭터 중의 하나다. 조직의 2인자이지만, 언제나 불안해한다. 또 그 어떤 정보도 없이 홀로 수혁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할 뿐이다. 그야말로 홀로 원맨쇼를 한다. 감독은 "응국(박성웅) 앞에서는 비굴한 모습이기도 하고 겁 먹은 강아지 같기도 하다. 근데 2인자다. 부담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조바심이 나서 오버 액션을 한다. 자존감은 없지만 정치를 잘해서 지금의 2인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영화 '보호자' 감독 겸 배우 정우성/(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작품 촬영할 때 감독, 배우, 스태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대상이 아이와 동물이다. 딸로 호흡한 아역배우 류지안은 똘망똘망한 외모처럼 야무지게 인비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원래는 인비의 친구 1,2,3 그 중에 하나의 후보였다. 근데 얼굴이 너무 좋더라. 인비로서 후보가 못된 이유는 경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근데 너무 날 것이더라. 어떤 친구들은 연기를 준비해와서 너무 잘해서 준비된 것처럼 보인다. 저는 그런 선택을 안하려고 했다.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캐스팅했다."

또 '보호자'에 등장하는 진아의 반려견과 길냥이가 등장한다. 정우성 감독은 "기다렸다"고 했다. "다들 급하니까 연출부도 가고, 조감독고 가고, 반겨련에 최대한 스킨십을 많이 시도한다. 걔도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뭘 해하는지 모를텐데. 그래서 스킨십을 최소화하고 기다렸다. 기다리리니까 오히려 더 빨리 촬영됐다. 생각지도 않은 포인트, 움직임이 있을 때 촬영해 소스로 사용한 것도 있다. 추격씬은 오히려 쉽다. 조련사가 들고 뛰면 된다. 멈춰있는 공을 바라보고 할 때는 충분히 걔한테 즐길 수 있게 공간을 열어줘야 하더라. 고양이는 한 시간 반을 기다렸다. 금붕어는 잘 살아있다(웃음)."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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