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사진: GS칼텍스) |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대역전승을 이끈 레프트 이소영(27)은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지었다.
미안함과 고마움의 감정이 뒤섞였다.
GS칼텍스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빼앗겼으나 이후 세 세트를 잡아내고 3-2로 승리했다.
직전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누르고 시즌 첫 1위에 등극한 GS칼텍스는 대역전승 속에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토종 에이스' 이소영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메레타 러츠, 강소휘가 20∼30%대 공격 성공률에 머문 가운데 이소영은 매 세트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5세트 12-12에서 연속 공격 득점으로 14-12 매치 포인트를 만드는 등 마지막 세트에서만 6점을 몰아쳤다.
러츠(31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점을 수확한 이소영은 공격 성공률은 44.89%로 가장 좋았다.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이소영은 그러나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그는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내가 해결 못 해서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잘 버텨준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있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1세트 21-24에서 23-24까지 쫓아가고도 자신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듀스를 만들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 듯했다.
1세트를 아쉽게 내준 GS칼텍스는 2세트에선 일방적으로 밀리며 내리 두 세트를 잃었다.
패색이 짙어진 순간, 주장 이소영은 다시 시작하자고 후배들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3세트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다시 해보자'고 말했다"며 "그랬더니 후배들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호응해줬다. 후배들이 잘 따라와 줬고, 한편으론 후배들이 날 이끌어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5세트 맹활약 비결에 대해선 "진짜 갈 곳이 없다 보니 이거 아니면 죽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때렸다"며 "팀원들이 기운을 불어넣어 준 덕분에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록 바라던 승점 3은 얻지 못했지만, 선두 탈환을 노리는 흥국생명은 물론 다른 팀들에 GS칼텍스의 저력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소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는 게 모든 팀에 인식이 됐으면 좋겠다"며 "지고 있어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뒤집는 힘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선두 GS칼텍스는 이날 승리로 5연승을 달리며 2위 흥국생명과의 승점 차를 2로 벌렸다.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이소영은 우승이 가까워진 것 같다는 말에 "지금 가장 위에 있지만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아 쉽게 보면 안 된다"며 "끝까지 우리 할 것만 하면서 즐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