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사진: 연합뉴스) |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는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챔프전 주전 중 GS칼텍스에 남아 있는 선수는 레프트 이소영(27)뿐이다.
그때 막내였던 이소영은 이제 팀의 주장으로서 GS칼텍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넘어 창단 첫 통합 우승 도전을 이끈다.
GS칼텍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고 시즌 첫 1위로 등극했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저스'로 불릴 정도로 우승이 당연시됐던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도 이로써 막을 내렸다.
승리의 주역은 이소영이었다. 이소영은 1세트에서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이소영은 4세트까지 전개된 이 날 경기에서 17득점(공격 성공률 53.57%) 맹활약으로 흥국생명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경기 뒤에 만난 이소영은 "힘들었지만 1위로 올라가서 기분이 좋다"며 "힘들게 올라온 만큼 자리를 얼마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 남은 경기에서 1위를 지키도록 집중해서 하겠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소영의 공격 성공률은 올 시즌 자신의 평균(41.18%)을 크게 웃돌았다. 세터의 토스가 특별히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비결은 책임감이었다.
이소영은 "(차상현) 감독님이 경기 전 '공격수들이 서로 도와주면서 해야 한다. 볼이 나빠도 처리해주고 분위기 살리면서 가자'고 말씀하셨다. 어떤 볼이든 처리하자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때린 것 같다"고 말했다.
3세트를 흥국생명에 내주며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은 것도 주장 이소영의 역할이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긴장 늦추지 말고 경기하자'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소영은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데 이어 6라운드에서도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추월하고 1위로 올라선 데에는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이소영의 꾸준한 활약이 큰 동력이 됐다.
그는 "항상 부상이라는 단어를 달고 있는 선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안 아픈 선수는 없다. 크게 다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 이번 시즌은 끝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서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2013-2014시즌에는 막내여서 언니들을 따라가기 바빴다"며 "이제 끌고 가는 입장이 되니 그때 언니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후배들이 든든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소영이 전성기 활약을 펼치면서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레프트를 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소영은 "올림픽은 예선만 뛰어보고 본선은 경험이 없다"면서 "욕심도 난다. 기회가 온다면 잡아서 잘해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