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감독(사진: 연합뉴스)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고 선두에 등극한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이 조심스럽게 정규시즌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GS칼텍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GS칼텍스는 흥국생명과 승점, 승수가 같아졌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1위로 올라섰다.
과거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이 전력에서 빠진 뒤 흥국생명이 주춤거리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월에 성공한 것이다.
GS칼텍스의 1위 도약은 올 시즌 처음이다. 시즌 종료까지 3경기만을 남겨둔 GS칼텍스는 2008-2009시즌 이후 12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가시권에 뒀다.
경기 후 차 감독은 "5라운드 때보다 흥국생명의 경기력이 확실히 많이 올라왔다"며 "앞으로 좀 더 올라올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라고 흥국생명에도 작은 박수를 보냈다.
그는 "팀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아서 걱정이다. (문)지윤, (문)명화가 잘 버텨주고 있다. 한쪽 라인에서 무너지면 끝없이 무너지는 게 배구"라며 "잘 버텨줘서 고맙다. 1위에 올라 기쁘지만, 아직 잔여 경기가 남았다. 남은 기간 보완할 점을 잘 보완하겠다"고 1위 등극 소감을 밝혔다.
차 감독은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주전 세터 김유리를 대신해 선발 출전, 8득점을 기록한 문지윤에 대해 "힘이 굉장한 선수다. 신장이 작은 편이지만 팀에 에너지를 주는 '화이팅'이 있다. 그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 감독은 "수비에서도 오늘 생일인 (리베로) 한다혜와 한수진이 잘 버텨주고 있다"며 특히 한수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 감독은 "한수진은 올 시즌 초반도 그렇고 지난해도 내게 많이 혼났던 선수"라며 "하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두세 단계 기량이 올라와서 수비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본인도 경기를 즐기는 것 같다. 배구를 굉장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한수진이 잘해줘서 팀에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직 사령탑으로 정규시즌 우승 경험이 없는 차 감독은 "욕심이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하지만 흥국생명과 승점이 같아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잔여 경기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1위 등극은 빨리 잊고 다가오는 현대건설전 전력 분석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막강 전력으로 평가받던 흥국생명의 독주를 끝낸 선수단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차 감독은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메워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이런 팀의 감독으로 있는 게 뿌듯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박미희 감독(사진: 연합뉴스) |
허무하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의 향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감독은 "리시브가 아쉬웠다"며 "김미연이 허리 부상 때문에 연습이 부족한 탓에 경기력이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경험이 많은 선수고, 남은 경기가 워낙 중요하다.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하지만 다들 전반적으로 리듬은 괜찮았다. 브루나도 괜찮았고, 세터 김다솔과의 타이밍도 좋았다"며 "남은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