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센터 양효진(31)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다.
양효진은 1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GS칼텍스의 V리그 홈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추가하며 통산 블로킹 1천202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양효진은 V리그 남녀부 전체에서 역대 최초 1천200블로킹을 돌파하는 새역사를 썼다. 2007-2008시즌 프로 데뷔한 이후 13시즌 만이다.
양효진은 이날 16득점으로 현대건설의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기에 기쁨이 더욱 컸다.
양효진은 "얼마 전에 팬분이 말씀해주셔서 1천200블로킹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기록을 달성했을 때는 '달성했구나' 생각할 틈도 없이 게임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많이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양효진은 올해 '기록 복'이 많다.
올 시즌 들어 그는 1천150블로킹도 V리그 최초로 달성했고, 여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 5천500득점 금자탑도 쌓았다. 여자 프로배구 2호 4천 공격득점과 41호 1천500디그 성공도 이뤘다.
양효진은 "신기하다"며 "이번 시즌에 우리가 많이 이겨서 인터뷰에도 많이 들어오는데, 기록을 달성하고 이긴 경기가 많았다"며 기뻐했다.
그는 "최근 우리 팀에 위기가 와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 한 것을 돌아보니 저도 우리 팀도 이번 시즌에 달라진 게 많더라"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고, 계속 그런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양효진은 기록에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 경기가 잘 될 때는 못 느끼는데, 경기가 잘 안 될 때는 새삼 경기에 뛰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기록도 기록이지만, 경기 뛰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또 "건강이 최고라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건강 우려가 커졌다. 또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경기 중 발목을 다쳐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양효진은 "프로농구에서도 리그가 중단됐는데, 남 일 같지 않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도 우승을 향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를 끌어내리고 선두를 탈환했다.
양효진은 "5라운드에 리베로가 갑자기 바뀌어서 선수들이 상황을 받아들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을 정확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우승하려면 간절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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