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사진: KOVO) |
KGC인삼공사에서 가장 나이와 경험이 많은 한송이는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선두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 5연승을 달린 후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대행은 "송이가 굉장히 후배들을 잘 끌어주고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한송이에게 공을 돌렸다.
한송이는 오히려 동생들에게 "되게 고맙다"고 말한다.
한송이는 "맏언니인 저와 주장 오지영 둘에게만 책임감이 있을 때 우리는 끌어줘야 하는 입장이 된다. 하지만 우리도 흔들릴 때가 많다"며 "지금은 제가 끌어준다기보다는 그냥 서로를 믿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를 믿고, 그 믿음이 서로에게 전달이 돼서 더 좋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제가 크게 하는 것은 없다. '하자, 하자! 파이팅!'을 외치면서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는 KGC인삼공사의 고비였다. 이틀만 휴식하고 경기에 나선 상황에서 주전 리베로인 오지영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현대건설은 5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질주하는 강팀이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들어 현대건설에 4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다.
한송이는 경기 전 선수들을 다독였다.
한송이는 "선수들과 '시즌 끝나기 전에 한 번은 현대건설을 이겨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위기 상황이 많았는데, 지고 있어도 '오늘은 괜찮다. 따라잡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힘이 됐다"고 밝혔다.
고민지는 "어제 미팅할 때 송이 언니가 한 말에 동기부여가 됐다. '힘든 일정 속에서 승점 쌓아가고 있는데, 오늘 힘들어서 졌다는 말이 나오면 그동안의 과정과 결과가 묻힐 수 있다'는 말이었다. 팀원들도 전체적으로 그 말을 듣고 잘 따라왔다"고 말했다.
사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중 부침을 겪었다. 하위권에 머물던 지난해 12월, 서남원 감독이 일신상 이유로 자진 사퇴하면서 이영택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KGC인삼공사는 3위 흥국생명을 바짝 추격하는 4위를 달리면서 '봄 배구' 희망을 키우고 있다.
한송이는 "전반기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점수 차가 좁혀지면서 공통의 목표가 생겼다. 더 단합된 마음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기량을 잘 발휘해 줘서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고 기뻐했다.
한송이는 경기에서도 팀에 큰 힘이 됐다. 블로킹 3개, 서브 2개 등 14득점을 폭발했고, 특히 4세트 매치포인트에서 경기를 끝내는 오픈 공격에도 성공했다.
한송이는 "저한테 공이 올라올 줄 알았다. 안 끝내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있는 힘을 다해서 때렸다. 공이 상대 코트를 맞고 나갔을 때 너무 기뻐서 날아갈 것 같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