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2019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변화의 시기를 겪었던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과 함께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콜린 벨(58·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5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을 시작했다.
벨 감독 부임 이후 첫 대표팀 소집이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프랑스 월드컵 이후 윤덕여 감독이 물러나고 최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선수 폭행설'이 불거지며 열흘 만에 사퇴, 한동안 사령탑 공석 상태가 이어졌다.
지난달 미국과의 평가전을 황인선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뒤 벨 감독이 선임됐고, 약 한 달간 준비 기간을 가진 벨 감독은 이날 26명의 선수와 처음으로 만났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나아가 2020 도쿄올림픽 예선까지 이어질 경쟁의 시작인 이 날 훈련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초반 30분가량의 몸풀기 이후 벨 감독은 3대2, 10대7 등 인원을 달리하는 미니게임으로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번 사흘간의 소집에서 주로 이런 전술적인 훈련을 많이 할 것이라는 게 벨 감독의 설명이다.
선수들은 하프라인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해 나가거나 이를 막으려는 과정을 반복하며 빌드업, 압박 및 탈압박과 공수 전환 등을 다듬었다.
궂은 날씨 속에 비까지 내려 체감 온도는 뚝 떨어졌지만, 대표팀은 쉼 없이 담금질을 이어갔다.
벨 감독이 훈련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선수들이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해 옳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정력과 지능이 필요하다. 훈련은 경기장 내에서 실제로 마주하게 될 상황에 대한 것들"이라며 "공격으로 전환해 수비를 무너뜨리는 과정을 얼마나 빠르게 하는지 등 다양한 면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
벨 감독이 수시로 팀 미팅을 열겠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번 1차 소집 일정만 봐도 매일 오후나 저녁 시간에 미팅 시간이 1회 이상 배치돼있다.
벨 감독은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배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벨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미팅은 선수들이 소그룹으로 나뉘어 영상을 보며 분석,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 발표하는 형식이 주를 이룬다.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으며 결국 실전에서의 판단력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결국 경기장에서 뛰며 판단하는 건 선수의 몫"이라며 "감독의 역할은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판단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고 훈련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팀 미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날 모인 26명으로 17일까지 훈련한 뒤 25∼30일엔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인천 현대제철 선수를 제외하고 일부 새 얼굴이 포함된 24명으로 울산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