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썸, 플레이오프 2차전서 삼성생명 81-70 제압
진안-이소희 5반칙 퇴장 위기 속 안혜지-김한별 맹활약으로 승리 지켜내
박정은 감독, 여성 감독 최초 WKBL 챔프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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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은 감독(왼쪽)과 BNK썸 선수들(사진: WKBL)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부산 BNK썸이 창단 4년 만에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BNK썸을 챔프전으로 이끈 박정은 감독은 WKBL 여성 감독 도전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BNK썸은 14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3전 2승제) 원정 2차전에서 삼성생명에 81-70, 11점 차 승리를 거뒀다. BNK썸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삼성생명이 10~15점 차로 여유 있는 리드를 이어가다 13점을 리드한 가운데 전반을 마쳤고, 3쿼터 들어 외곽포가 터진 삼성생명의 추격에 10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비교적 여유 있게 경기를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4쿼터 시작 1분여 만에 주전 센터 진안이 5반칙 퇴장 당한데 이어 약 2분30초 뒤 이소희 마저 5반칙 퇴장 당한 BNK썸은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삼성생명에 9점 차까지 추격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위기의 순간 팀을 지킨 주인공은 베테랑 김한별과 주전 포인트 가드 안혜지였다. 김한별은 삼성생명의 골밑에서 악착같이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낸 이후 곧바로 풋백 득점을 성공시켰고, 안혜지 역시 영리한 플레이로 상대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시간을 벌었다. 여기에다 한엄지까지 중요한 순간 정확한 체인트존 득점을 올리면서 삼성생명 선수들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BNK썸은 이날 김한별(25점 11리바운드), 진안(16점 12리바운드), 안혜지(15점 11어시스트) 등 3명의 선수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넣고 4쿼터 막판 베테랑다운 노련한 플레이로 팀을 위기에서 구한 김한별은 단연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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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썸 김한별(사진: WKBL) |
리바운드에서 삼성생명을 38-24로 압도한 부분도 중요한 승리요인이다. 반면, 지난 1차전에서 3점슛 10개를 던져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극심한 외곽슛 난조에 시달렸던 삼성생명은 이날 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다소 회복한 모습을 보였으나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BNK썸의 전천후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특히 4쿼터 진안과 이소희가 퇴장당한 이후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던 상황에서 번번이 수비 리바운드를 놓치고, 공격권을 가진 상황에서 빠른 트랜지션을 가져가지 못한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해란이 20점, 강우림과 조수아가 나란히 17점씩을 넣으며 준전했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은 에이스 배혜윤이 9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단 한 개의 리바운드도 잡아내지 못한 부분이 뼈아팠다.
지난 1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 66-56으로 이긴 BNK썸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연승을 기록, 지난 시즌 PO 2연패 탈락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내며 2019년 팀 창단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1997년 출범한 WKBL에서 조혜진, 이옥자, 유영주 감독에 이어 WKBL 역대 4번째 여성 감독인 박정은 감독은 지난 1차전 승리로 WKBL 사상 처음으로 PO에서 승리한 여성 감독으로 기록된 데 이어 WKBL 사상 최초로 챔프전에 진출한 여성 감독이 됨으로써 WKBL 여성 감독 도전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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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을 독려하는 BNK썸 박정은 감독(사진: WKBL) |
박 감독은 특히 자신의 영구결번 유니폼이 걸려있는 친정팀 삼성생명의 홈 구장에서 삼성생명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이같은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에서 한국 여자 농구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박정은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확실히 하루 쉬고 경기니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점이 있었고 집중력이 떨어지니까 따라올 빌미를 제공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1차전 후반의 흐름을 초반에 가져가면서 위기에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삼성생명과의 PO를 2연승으로 마치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번 BNK썸은 정규리그 1위팀 '최강' 아산 우리은행과 5점 3선승제의 챔프전을 치른다. 챔프전 1차전은 오는 19일 오후 2시 25분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박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를 많이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이고 잘 준비해서 약점을 찾아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을 신나게 뛰어줬으면 한다. 6라운드까지 치르면서 가진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최고의 무기를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챔프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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