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랜드마크 기대주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시작부터 파열음

이일용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9 2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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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업 수주전, 대우건설 vs 포스코이앤씨 '격돌'
세대창고 규모 10배 차이...신탁사 비전문성도 '입길'
포스코이앤씨 '여의도 한양' 이어 무성의한 입찰 태도 '논란'
▲포스코이앤씨(왼쪽)와 대우건설의 안산시 단원구 '안산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이미지. (이미지=소유주 제공)
 

[스포츠W 이일용 기자] 경기도 안산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세대 지하창고에 대한 건축연면적·공사비용 포함여부를 두고 입찰사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 중앙주공6단지, 신탁사 무용론 재점화 되나?

9일 업계와 소유주 등에 따르면 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4일 공동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무궁화신탁이 안내한 입찰지침 준수 여부를 두고 입찰사간 분쟁이 벌어졌다.

입찰지침서상 시공사는 세대창고를 제안할 경우 공사비와 면적을 별도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세대창고 면적과 금액이 총 공사비에 포함될 수도, 제외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입찰제안서에 대우건설은 세대창고 금액과 면적을 모두 포함한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금액은 포함했지만 면적은 미포함 시켰다.

이를 두고 포스코이앤씨 측은 대우건설이 입찰지침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건축법시행령과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세대창고는 그 밖의 공용면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연면적에 포함시켜 공사비를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이 세대창고 금액과 면적을 산정한 공문을 시행사에 발송하며 문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행사인 신탁사가 관련법을 숙지하지 못한 채 입찰 지침을 내려 발생한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탁 방식은 조합 방식 재건축과 비교해 기간이 단축되고 초기 자금 조달이 유리하다"면서 "하지만 일부 재건축 현장에서 신탁 방식 정비사업의 비전문성으로 시공사 선정에 논란이 제기되는 있는 만큼 안산주공6단지에서 이 문제가 재현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의 세대창고 이미지 (제공=업계)
 

세대창고 규모 10배 격차...공사비 낮게 보이려한 꼼수 지적

세대창고 규모도 큰 차이를 보였다. 최근 세대창고는 서울 강남은 물론 신축아파트 필수품으로 입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조건 중 하나다. 소유주의 투표로 결정되는 재건축사업에서는 대부분의 시공사들이 기본적으로 제안하는 추세이다.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의 세대창고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세대창고 면적도 조합원들의 입길에 올랐다.

세대창고 규모로 대우건설은 원안에서 3725㎡(약 1126평)을 제안했고, 대안설계에서는 1147평으로 세대당 1.1평의 창고를 제안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원안에서 1150㎡(347평), 대안설계에서 400㎡(120평)으로 줄이며 세대당 0.12평의 사무실 캐비닛 수준의 세대창고를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이앤씨의 이 같은 행위는 공사비를 낮게 보이려는 일종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한 소유주는 "시공사가 원안설계보다 저렴한 대안설계를 가져와서 공사비가 싸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0.1평의 세대창고는 애물단지로 결국 단지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대우건설의 세대창고는 3~4인 가족의 캠핑짐을 비롯해 자전거, 골프백 등 각종 스포츠 용품과 계절가전이 충분히 들어갈 사이즈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의 세대창고는 일반 사무실 캐비닛 이하의 수준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소유주는 "실제 소유주들이 단지의 고급감을 체감할 수 있는 디테일 부분에서 양 사의 역량차이가 난다"면서 "낮은 공사비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이지만 소유주들이 거주하기에 불편한 점을 집 안팎에서 수시로 마주치는 건 두렵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양' 입찰참여 안내서 (이미지=소유주 제공)
 

원안보다 못한 대안 준비한 포스코이앤씨, 무성의 입찰 준비 논란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파행을 겪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무성의 제안서'로 빈축을 샀다.

제안서의 분량이 경쟁사 절반도 되지 않은 데다 설계사무소의 원안설계안을 그대로 반영하는 등 한양아파트만을 위한 고민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입찰 마감 후 제안서에 없는 내용을 뒤늦게 추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 수주를 위해 제작한 직원교육용 자료를 보면 '포스코의 약속 3가지'라는 이름 아래, 경쟁사 대비 약 3억이 유리하니 KB 추정분담금 대비 약 6.6억원 추가 환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여의도 한양' 소유주들은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지침을 어겼다며 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에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여의도 한양' 입찰참여 안내서에 따르면, '입찰제안서 제출 후 제안내용에 없는 사항 또는 다른 내용을 홍보하거나 조건을 변경한 업체는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입찰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는 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대형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이처럼 성의 없고 불량한 태도가 이어지면서, 소유주 또는 조합원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보이콧 분위기마저 생겨나고 있다.

또한 한국토지신탁과 무궁화신탁은 포스코이앤씨의 수기로 작성된 제안서를 마감시간이 지난 후 받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안산주공6단지 소유주는 "여의도 한양 사례를 본 안산주공6단지 소유주 중에서 신탁방식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제안서를 수기로 작성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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