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윤(사진: 연합뉴스) |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센터' 정지윤(20)의 고충이다.
정지윤은 31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센터로 출전해 14득점을 올렸다.
헬렌 루소(30득점), 양효진(19득점)과 함께 정지윤이 활약한 덕분에 현대건설은 '우승 후보'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23-25 25-22 19-25 25-23 15-10)로 제압했다.
접전이었던 만큼, 정지윤이 센터 역할에 다시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현대건설은 승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정지윤은 2018-2019시즌 센터로 입단했지만, 라이트 공격수도 병행했다.
올 시즌 중에는 레프트 공격수로 전격 포지션을 전향했다. 공격수로서 성장 가능성을 본 이도희 감독의 권유가 있었다.
레프트 역할에 적응하던 중 정지윤은 다시 센터로 돌아와야 했다. 신예 센터 이다현이 팔꿈치를 다치면서 그 공백을 대신 채워줄 사람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이번 시즌 내내 정지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지윤은 "그래도 제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라며 "다현이가 아프고 (양)시연이도 준비가 덜 됐다"며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어 "무조건 해야 하는 자리니까, 안 돼도 계속 맞추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편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묻자 정지윤은 "적응이 돼서 편해지면 포지션이 바뀌었다. 어디가 더 편한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런 정지윤을 보며 양효진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지윤이가 센터에 정착해서 잘했고, 레프트에서도 초반에는 조금 어려워했지만, 점점 잘했다. 길게 봤을 때 더 늘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며 격려했다.
양효진은 "지윤이는 성격이 좋아서 어느 포지션에 가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항상 응원해주고 싶은 후배"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팀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하위인 6위다. 이날 흥국생명을 잡아내기 전까지 5연패에 빠져 있었다.
정지윤은 "연패를 계속해서 분위기가 처지고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오늘 이겨서 다시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지금 팀 순위가 낮지만,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다 이겨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