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2024년 상반기에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4' 같은 액션물이 도파민을 자극했다. OTT 작품에서는 액션 여전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마동석과 넷플릭스가 처음 만난 영화 '황야'의 안지혜와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금해나가 바로 그 주역이다.
안지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황야'(감독 허명행)는 대지진 후 무법천지 폐허로 변한 서울. 미치광이 박사에게 10대 소녀가 납치되자 겁없는 사냥꾼이 구출 작전에 돌입하는 내용을 그렸다. 지난 1월 26일 공개된 후 공개 1주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공식 1위를 차치했고, 2주차에는 89개국에서 TOP 10을 차지했다. 공개 3주차에도 글로벌(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가 발굴한 新 액션 여제 안지혜/LEAD엔터테인먼트 |
'황야'에서 안지혜가 연기한 이은호 중사는 CCU 공군 특수부대 소속이다. 그는 생체 실험을 하는 양기수(이희준)와 손을 잡은 상사 권지훈(박지훈)에게 배신당한 후 수소문 끝에 남산(마동석)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납치된 한수나(노정의)를 구하기 위해 남산, 최지완(이준영)과 함께 유일하게 붕괴되지 않은 아파트, 양기수 일당의 아지트를 찾아간다.
허명행 감독과 마동석이 액션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에 함께 하고 싶었던 안지혜는 크랭크인이 1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기회를 얻어 '황야'에 합류하게 됐다. '황야' 티저 예고편에서 안지혜는 가위치기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고, 본편 공개 후 마동석은 안지혜를 '액션 영화계의 새로운 보석'이라고 표현하며 극찬했다. 안지혜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촬영 끝날 때마다 마동석 선배님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그 말씀만으로도 든든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황야'의 액션 씬을 위해 파주 액션 촬영장을 오갔다. "그때가 코로나19 시기였다. 촬영 일주일 남겨두고 코로나19에 걸렸었다. 저랑 훈련 연습한 액션 팀들은 하나도 안 걸렸는데, 제가 버스를 타고 왔다갔다 해서 걸린 것 같았다. 격리 해제 후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체력 끌어올리기가 힘들었다. 그때가 두번째 걸린 것이었다. 코로나19 막바지였다. 백신 주사를 맞았는데도 '황야' 팀에서 저만 혼자 걸려서 피해가 갈까봐 너무 죄송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가 발굴한 新 액션 여제 안지혜 스틸 |
버스 타고 파주를 오가면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했다. "올 때는 녹초가 되서 두 좌석을 혼자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퇴근 시간이 걸리면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제가 잠이 들어서 못 듣고 있다가 겨우 깨서 자리를 비켜주는데 가방에서 모형 총이 나왔다. 연습을 위해 들고 다녔는데 그때 버스에서 저를 크게 오해하셨었다(웃음)."
이은호는 특수부대원으로서 이 중사는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직업정신이 투철하고, 이타적인 사람이다. 그에게는 동료들을 구해야 하는 간절함이 있다. 안지혜에게 액션은 크게 부담을 느끼는 요소는 아니었다. 다만, 첫 등장부터 가위치기 기술을 선보여야 했기에 부담감이 따랐다. "은호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단도 액션이나 총기 액션도 하지만 맨몸으로 부딪히기도 한다. 첫 등장 씬이 제일 힘들었다. 가위치기 기술로 상대방의 허리를 감싸서 넘어뜨려야 한다. 오직 힘으로만 넘어뜨려야 하는 기술이다. 넘어질 때 부상 위험이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권 상사와 맞서야 하는 일대일 액션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은호는 랩틸리언의 모습을 한 권 상사와 사투를 벌이다 최후를 맞이한다. "선배님이 피지컬이 좋고 액션도 잘하신다. 그 씬은 제가 한번에 내리 찍어야 하는 씬이었다. 선배님의 공간에 제가 스피드 있게 파고들어야 하는 씬이었다. 제가 목에 올라탔을 때 목을 조금 더 숙여주시고 제가 받을 딛고 올라설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3~4번 테이크만에 촬영이 끝났다. 너무 친절하고 액션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가 발굴한 新 액션 여제 안지혜/LEAD엔터테인먼트 |
안지혜는 '황야'를 통해 '한국의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서울 체대 기계 체조를 전공, 체육 교사가 꿈이었던 안지혜는 대학 시절 지도 교수 제안으로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오디션에 참가했다. 단순히 몸을 쓰는 것의 연장선이라 생각했지만, 이 기회로 영화 제의를 받았고, 그렇게 연기자라는 꿈을 키우게 됐다. 12년동안 조단역으로서 드라마 '맏이', '육룡이 나르샤', '불어라 검풍아', '늑대사냥', '마인'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꿋꿋하게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안지혜는 '대한민국 액션 대가' 허명행 감독과 배우 마동석을 만나 주목받는 '액션 여제'로 떠올랐다.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하시고 반대하셨다. 근데 '황야'를 보고 너무 재밌다고 해주셨다. '황야' 댓글 반응 중에 '얼굴은 멜로'라고 하시더라. '한국의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댓글도 너무 감사했다. 제가 11년동안 꾸준히 잘 해왔기에 지금이 있는 것 같다. '육룡이 나르샤' 때는 흑첩1이라는 캐릭터를 했는데 단역이었던 것이 '비월'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분량도 결국 연희(정유미)를 마지막까지 지키다가 죽게 됐다. '늑대사냥'에서는 경찰이었지만, 액션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 '황야'에서 잘하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액션 하면 배우 안지혜를 떠올려주셨으면 한다."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본다는 그는 롤모델을 전도연을 꼽았다. "'내 마음의 풍금'(1999년), '해피엔드'(1999년) '하녀'(2010년) '길복순'(2023년)까지 모든 장르에서 얼굴이 다양한 배우다. 저도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액션도 또 하고 싶지만, 저는 로코도 즐겨본다. '프리티 우먼'의 줄리아 로버츠를 너무 사랑한다. 저도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