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수지 "18세 걸그룹 데뷔, 연습생 기간 짧아 불안감 있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2 18: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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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안나'는 폭풍 전개로 높은 몰입도를 자랑했다. 2회만에 안나가 된 유미는 유망한 벤처기업의 대표 최지훈(김준한)과 결혼까지 한다. 특히 정치에 뜻을 두는 남편과 함께 한 행사장에서 수화 통역 씬은 시청자들에 감동을 안겼다. 수지는 "수어는 거짓말을 안 한다"고 했다.

"수어는 엄마와의 대화 수단이다. 그 순간에는 도와주고 싶고 안쓰러움이 컸다. 그게 유미의 호감도를 높여주는 큰 사건이 된다. 그와 별개로 당시에는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수어는 거짓말을 안 한다. 수어는 그 아이와 둘만 알 수 있는 언어다.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장치였고, 그걸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습게 보였을 것 같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매니지먼트 숲
 

수어는 엄마와 대화 수단이기에 중요했다. 수지는 수어를 배우는 게 너무 어려웠단다. "너무 어려웠다. 사실 수어는 외우면 되는건데 감정이 느껴졌으면 해서 감정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걸 중점적으로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 한 달 정도 배웠다. 표정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손짓보다는 작품에서 표정으로 얘기 하는 게 많은데 엄마랑 대화할 때도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게 많아서 중점을 뒀다."

2회 엔딩에서 안나는 현주(정은채)와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다. 이는 마치 스릴러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수지는 "마지막 엘리베이터 공간이 무서운 공간이 됐다. 저도 실제 현주의 구두 소리나 현주의 가방 달그락 소리를 상상하면서 연기했었다. 이렇게까지 무서워 할 줄 몰랐는데 뿌듯하다"며 웃었다.

현주가 안나를 알아보고, 안나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결국 안나는 현주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계단을 택한다. 그의 집은 무려 23층이다. 3회서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귀가를 하는 안쓰러운 안나의 모습이 담겼다. 수지도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단다. "유미가 좋은 집으로 가서 원하는 것을 얻었을 즈음, 비참한 상황을 맞이한다. 실제 찍으면서도 너무 힘들었다. 옷과 구두를 계속 갈아입으면서 촬영했다. 그 장면은 유미의 벗어날 수 없는 현실 같은 느낌이라서 안쓰러웠다."

 

18세에 데뷔한 수지는 걸그룹 활동과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다. 극 중 유미는 사소한 거짓말로 인해 안나의 이름과 삻을 살게 된다. 잘하는 것도, 재능도 많다. 그는 '마음 먹은 것은 다 해요'라는 자신의 결심을 어떤 방법으로든 증명해낸다. 수지는 "예전에는 목표 같은 것을 잘 세웠지만 지금은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은 열심히 살지 않는 다는 것이 아니라 강박을 좀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매니지먼트 숲

그는 "유미를 마주하기 위해서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순간이 많았다. 굉장히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어릴 때, 나를 생각하면 스스로 다독여주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어떤 불안감을 갖고 살았는지 질문을 많이 했다"고 했다.

광주에서 서울로,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들어가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며 느꼈던 불안감. 또 그 많은 연습생 중 '데뷔를 할 수 있을까' 진로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있었다. 데뷔 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인기와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수지는 "'나는 연습생 기간도 짧았는데 왜 이렇게 세상에 빨리 나와야 하지' 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데뷔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불안감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라는 수지는 "그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단. 떨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안아주게 되는 것 같다.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좋은 감정으로 잘 데리고 살려고 한다"며 미소 지었다.

올해 데뷔 12주년을 맞은 수지는 20대의 마지막에 '안나'라는 작품을 만나 연기자로서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안나'를 선택할 때부터 많이 욕심이 났던 작품이라서 애정도 많고 유미를 바라보는 마음과 비슷하다. 많은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고 복잡 미묘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20대 마지막인데 나름 쉴 틈 없이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기억이 잘 안나는 부분들도 있는데 '안나'를 시작하면서 쓴 일기장에 모든 순간들이 기록으로 남았고, 내 감정들을 펼쳐서 볼 수 있게 됐다. 정말 선명하게 남아있을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수지는 "유미의 어떤 거짓말이 들통나고 그런 것보다는 제가 좀 더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것은 '거짓말 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다. 결국 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까지 했는지 환멸감이나, 부질없음 같은 것들을 봐주시면 씁쓸하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총 6부작으로 오는 8일 5, 6회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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