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안나' 수지 "독기·영혼 無 표정 포인트, 안나 연기 위해 일기도 써"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2 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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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제가 대본을 읽은 것처럼 안나를 응원하게 되고 안 걸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봐주셔서 그런 반응이 제일 좋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각본/ 감독 이주영)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로 7월 1일까지 4편이 공개됐다.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고혜미 역으로 안방에 눈도장을 찍고,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를 쌓고 있는 수지가 '안나'로 인생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매니지먼트숲
 

'안나'에서 유미로 분한 수지를 3회 공개를 앞두고 종로의 모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지는 "제 호평 기사가 많이 나와서 많이 찾아보고 있다. 굉장히 낯설었다"며 신기하다는 반응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한 배우가 10대부터 30대까지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은 결코 흔치 않다. 쉽게 주어질 수 있는 기회도 아니다. 수지는 여성 원톱 주연작 '안나'로 10대부터 30대까지 연기하며 다양한 감정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그는 "6세 유미도 자신있었다"며 욕심났다고 말했다. 

 

수지는 처음 대본을 받고 '미묘함'에 끌렸다. 극 중 유미는 성격도 활발하고 항상 친구들과 함께하면서도 재주도 재능도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갖지 못한 딱 하나는 '부'(富)다. 항상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안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 여자의 인생이 안쓰럽다고 느꼈다. 사람들에 너무 영향을 받아서 선택을 한다. 유미의 행동이 되게 나쁘다 잘했다 확실한 그런 게 아니라 묘하게 응원하고 싶고 공감이 가는 순간들이 미묘하게 끌렸고, 저한테는 힘이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모든 게 다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안나의 삶을 선택할 때도 모든 걸 다 가져서 행복한 것보다 안나라는 인물의 목을 조이고 숨막히게 하는 느낌이었다. 그게 안쓰러웠다."

수지는 "되게 막연한 자신감 같은 게 있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 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6세 유미도 자신있었다. 글이 너무 좋아서 가슴이 뛰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 스틸/쿠팡
 

"나이 대 별로 차이를 두기 보다는 10대 시절의 밝은 유미가 학업 거짓말을 시작 하면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거짓말이 익숙해진다.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서 '이 거짓말이 먹히네?', '바보들 같네' 라는 마음으로 나이 들어가면서 거짓말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그렸다."

유미가 안나의 삶을 살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안나가 느끼는 감정이 주된 서사다. 수지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웃음기가 빠진 무심한 얼굴, 영혼이 없는 듯한 지친 얼굴, 항상 불안감에 떠는 얼굴 등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수지는 "독기나 불안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영혼 없는 얼굴 같은 것"이라고 했다.

"표정을 많이 쓰고 싶지는 않았다. 유미가 느끼는 감정들은 곱씹는다고 생각했다. 현주(정은채)가 자랑할 때는 '네' 하다가도 집에 돌아가면 '왜 그런 것 나한테 자랑하지?' 라고 복기한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조금 나쁘네?'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런 것이라고 많이 생각했다. 표정을 다양하게 짓기보다는 지난 날을 곱씹고 뒤끝이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또 수지는 "이주영 감독이 '사람을 한번도 안죽여 본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런 거짓말을 안 할 것 같은 얼굴이 아니라 사람들에 그런 인식이 있는 이미지"라고 덧붙였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매니지먼트숲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현주에 분노하지만 절제하는 연기도 인상 깊었다. "연기 하려고 했던 것은 조금 더 절제하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은 장면이다 보니 거기서는 터저나오는 분노의 울음을 이를 악물고 찾는 느낌이었다. 모멸감이나 수치심 같은 게 느껴졌으면 해서, 연기를 할 때는 눈물을 흘리지 말아야지 이 순간만 버티자는 마음이었다."

안나의 삶을 사는 유미의 모습은 '리플리증후군'이 연상된다. 수지는 촬영에 앞서 심리전문가와 소통하면서 유미의 심적 포인트를 만들어나갔다. 수지는 "유미는 리플리증후군으로 말하기 애매한 지점들이 있다. 자신을 안나라고 믿고 뻔뻔하게 대하는 것이 증상인데, 진실이 알려지면 살아갈 수 없다고 하더라. 유미는 들킬까 항상 불안을 느낀다. 그런 차이를 알아가면서 더 세세하게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유미의 첫 번째 거짓말은 학업이다. 대학에 입학했다고. 아버지의 기대 때문에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처럼 어쩔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본인의 선택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유미가 계속 거짓말을 하는 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유미가 우습게 바라보는 시점이 있다. 사람들이 겉모습이나 종이 쪼가리에 속으니까 '되게 쉽네?' '이게 되네?'라는 마음이 들면서 가장 대범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유미에게 모든 것은 쉽고, 갖고 싶은데 커져 가는 느낌이었다."

 

'안나'의 원작은 정한아 작가의 '친밀한 이방인'이다. 영화 '싱글라이더'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각본을 맡았다. 수지는 원작을 읽지 않고 대본에 적힌 유미의 감정선에 집중했다. 다만, 거짓말 할 때 말투는 신경썼다. "안나가 거짓말 할 때 말투가 부자연스러웠으면 했다. 그런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해서 말투 연구를 많이 했다. 안나와 유미일 때도 살짝살짝 유리한 말을 할 때 말투가 다르다. 시선에서도 유미가 거짓말을 처음 시작할 때와 후반부에 익숙했을 때도 많이 다르게 하려고 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유미/안나 役 수지/매니지먼트숲

 수지가 바라보는 안나에 대한 시선으로 촬영이 끝나면 일기도 썼다. "안나를 이해하기 위해 안 쓰던 일기도 썼다. 처음에는 안나의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국엔 제가 바라보는 안나를 쓰게 했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촬영은 거의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중간에 안나로 화려한 삶을 살다가 저녁에는 고등학생 할 때는 혼란스럽기도 했다(미소)." 그러면서 수지는 "제가 대본을 읽은 것처럼 안나를 응원하게 되고 안 걸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봐주셔서 그런 반응이 좋다.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대중의 반응에 만족스러워해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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