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경아의 딸’ 김정은 감독 "배우들과 함께 해 행운이면서 감사하다"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5 16: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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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인디스토리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경아의 딸’에 출연한 배우 김정영은 극 중에서 존재조차 몰랐던 딸 연수의 전 남자친구가 보낸 성관계 동영상으로 인해 연수와 갈등을 빚고 상처를 안기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엄마 경아 역을 맡았다. 김 감독은 김정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정영의 탄탄한 연기 내공은 다른 많은 작품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선배님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 ‘자유로’와 ‘아워 바디’다. 특히 ‘자유로’라는 작품에서 선배님이 딸이랑 어떤 스토리가 있는 엄마인데, 누군가의 엄마를 떠나서 자신의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으로 나온다. 영화도 좋았지만 선배님의 연기가 그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이고 연기가 굉장히 깊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나리오를 드리게 됐다.”

영화에서의 경아는 이상적인 어머니 상과 거리가 먼 인물이다. 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며 영화에서 엄연한 비판의 대상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인물을 흔쾌히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은 “선배님이 이 시나리오에 공감하지 못하거나 거부감이 있으셨다면 같이 하기 어려웠을 텐데 기성세대로서 이 시나리오를 공감하면서도 본인도 좀 스스로 각성하고 성찰하게 된다라는 피드백을 주시면서 지지를 많이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같이 좋은 결과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정영의 장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김 감독은 다름 아닌 ‘걸 크러시’를 언급하며 “선배님은 많이 솔직하시다. 본인의 어떤 감정에 대해서나 시나리오에 대해서 솔직하게 얘기하시는 게 장점이시다. ‘걸 크러시’는 선배님이랑 약간 세대 차이가 나지만 왕언니, X언니 맺고 싶은, 내가 뭔가 어려움이 있을 때 이렇게 와서 구해줄 것 같고(웃음) 그런 멋진 부분이 있으시다. 의리파이시고 … 그런 부분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경아의 딸’에 출연한 배우 하윤경은 ‘경아의 딸’에서 엄마에게 살갑고 다정한 딸이자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는 밝은 선생님이지만, 헤어진 남자친구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히게 되는 연수 역을 맡았다. 김 감독은 하윤경을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은 [슬기로운 의사 생활] 오디션 영상을 통해 접했다고 밝혔다.

“연수 역할을 한참 찾고 있을 때 우연치 않게 오디션 영상을 보게 됐다. 연기도 잘했지만 윤경 배우의 눈빛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눈빛이 그냥 ‘세다’, 이런 게 아니고 사람이 좀 단단해 보이고 살아있는 것 같은 눈빛. 만나보고 싶었어서 실제로 시나리오를 드리고 만났었다.

하윤경은 김 감독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딸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 ‘경아의 딸’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공감한 하윤경은 시나리오에도 좋은 영향을 끼쳤다.

“윤경 배우는 내가 연수를 단순히 어떤 피해자로서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인격체로서 그리고 싶다라고 생각한 부분에 되게 많이 도움을 줬다. 연수를 표현하는 부분이나 장면에 있어서 많이 의견을 내 주시는 걸 보고 이 배우랑 하면 분명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어떤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하게 됐다.”

김 감독은 하윤경의 매력에 대해 ‘냉정과 열정사이’라고 표현하며 “어떨 때는 되게 차가운 이성인 같다. 시나리오 볼 때나, 연기를 할 때나 무섭게 몰입해서 행동할 때가 있는데 반면에 어떨 때는 되게 소녀처럼 감성적일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이 같이 공존하는 배우. 그런 부분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두 배우의 자기 주관이 확실하기 때문에 김 감독은 촬영의 단계에서도 배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대사의 경우 배우에게 의견을 묻고, 더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조언을 얻어 만들어나갔으며 연수의 주요 장면 중 하나는 배우의 의견을 참고해 크게 수정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래 법정에서 연수가 손을 들고 발언하는 장면이 있었다. 자기 고백을 가해자나 판사 앞에서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스태프 내부에서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나는 그 장면이 혼자 우뚝 솟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현실에서는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기도 쉽지가 않은데 거기서 연수가 손을 들고 발언하는 게 맞는 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사실 배우라면 그런 멋진 장면을 연기하고 싶기도 한데 오히려 윤경 배우가 이거는 근사하고 멋있는 장면으로 가면 안 될 것 같다. 오히려 담담하고 묵묵히 보고 있는 연출을 보여주는 게 더 현실적이고 영화랑 맞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해 주셔서 그 장면이 지금의 장면으로 수정이 됐다.”

배우들과의 촬영을 마치고 극장 상영을 앞두고 있는 지금, 촬영을 마친 소감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긴 여정을 걸어온 배우들에게 아낌없이 감사를 표했다.

“사실 정영 선배님은 캐스팅이 일찍 된 편인데 윤정 배우는 이제 캐스팅이 촬영 한 달 전에 됐다. 그래서 현장에서 만나서 얘기하고, 다른 드라마 촬영이 계속 있고 … 더 내밀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영화를 찍으면서, 지금 관객들을 만나면서 배우들을 조금씩 더 알아가는 거다. 배우와 감독 이런 걸 떠나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것도 좀 알게 되는 것 같고, 내가 더 이 배우랑 소통하는 과정에 있어서 좀 더 좀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있었을 텐데. 배우들에게 그런 아쉬움이랑 미안함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약한 현장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많이 해 주시고 시나리오를 같이 고민을 많이 해 주셔서 나는 너무 행운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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