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계를 통해 ‘테니스 여신’으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JTBC 송민교 아나운서를 최근 서울 상암동 소재 JTBC에서 만났다.
송민교 아나운서는 지난 2011년 JTBC의 개국 멤버로 합류한 이후 수려한 외모와 유려한 음성,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왔고, 특히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에서 스포츠에 대한 깊은 애정과 높은 이해도를 보여줌으로써 스포츠 팬들의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 JTBC |
국내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들 가운데 상당수가 스포츠에 관한 지식이 일천한 상황에서 피나는 노력과 훈련을 거쳐 온전한 모습의 스포츠 아나운서로 성장한 반면, 송 아나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된 스포츠 아나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헤비하게’ 즐긴 이른바 ‘스포츠 키드’였다. 그가 스포츠 키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아버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어렸을 때 인도에서 살았어요. 우리말도 서툰데 인도어도 못하고 TV를 켜도 재미가 없었죠. 마침 인도에 스타 스포츠 채널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테니스 중계를 해줬어요. 아버지께서 젊을 때 테니스 동호회를 하셨는데 아버지의 설명을 들으면서 테니스를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스포츠 보는 걸 시작했어요. 여러모로 아빠에게 감사하죠”
그렇게 스포츠에 재미를 붙인 송 아나운서는 이후 야구, 배구, 농구, 골프에 이르기까지 스포츠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뭐든 즐기는 수준이 됐고, 한 번 생각이 꽂힌 스포츠는 깊게 탐구하고 찾아보는 성향을 갖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송 아나운서의 주말 집안 풍경은 한 마디로 ‘스포츠’였다. 아버지께서 TV 채널을 돌려가면서 프로야구 다섯 개 경기를 보면 딸과 아들이 앉아서 같이 보고 엄마까지 같이 나와서 함께 경기를 즐기는가 하면 온 가족이 배구장으로 농구장으로 다니며 직관을 하는 것이 일상 같았다. 응원하는 팀의 경기 결과 따라 집안 분위기가 달라질 정도였다고.
그와 같은 분위기에서 성장기를 거친 송 아나운서는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산소 학번'(2002학번)으로 졸업과 함께 진로를 아나운서로 진로를 설정, 스포츠 분야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방송국 입사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스포츠뉴스를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가 목표 중 하나였어요. 제가 입사하기 전에 다른 분들이 먼저 하셔서 꿈은 무산됐지만 그런 꿈이 있었죠. 하지만 JTBC에서 첫 스포츠뉴스 프로그램 진행을 제가 했어요. 제 꿈이 80% 정도는 이뤄진 게 아닐까요?(웃음)”
송 아나운서는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또 한 가지 꿈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테니스 여제’ 슈테피 그라프(독일)을 그의 모국어인 독일어로 인터뷰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제2 외국어도 독일어를 선택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돌며 투어 생활을 했던 그라프가 스스로 영어를 잘했거니와 미국의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아가시와 결혼하면서 독일어를 배울 이유가 사라졌다.
“그냥 영어로 해도 되겠더라고요. 덕분에 독일어는 다 잊어버렸어요(웃음)”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은메달을 따낸 '팀킴'과 함께(사진: 송민교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
송 아나운서는 그 동안 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 대회뿐만 아니라 리듬체조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동계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와 스포츠 관련 보도 프로그램에서 팬들과 만나오면서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내공을 쌓아왔다.
‘스포츠 아나운서’ 송민교의 첫 중계방송 종목은 테니스가 아닌 리듬체조였다. 2015년 3월 손연재가 출전한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을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이경화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했다.
당시는 아시아선수권 3관왕, 아시안게임 3관왕 이룬 손연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대회마다 메달을 수확해내던 때였다.
막상 원하고 원했던 스포츠 경기 중계를 맡았지만 막막했다. 개국 4년차의 종합편성채널에서 스포츠 중계의 편성은 불규칙했고,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했어요. 실전에 투입돼서 배우기 시작했죠.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조금 가혹한 환경일수도 있는데 그래서 살아남으려고 더 아등바등 했던 것 같아요”
송 아나운서는 자신의 첫 중계 종목인 리듬체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루 빨리 손연재에 필적할 수 있는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나와서 이경화 위원과 함께 다시 리듬체조 경기를 중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경화 리듬체조 해설위원(왼쪽)과 함께(사진: 송민교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
“이경화 위원과 지금도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그럴 때마다 ‘우리 언제 다시 리듬체조 중계하지?’라며 이야기도 많이 해요. 우리 콤비가 다시 리듬체조 경기를 중계할 수 있게 리듬체조에 좋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리듬체조 중계로 스포츠 중계와 인상깊은 인연을 맺은 송민교 아나운서는 마침내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중계라는 선물을 받게 됐다.
지난 2015년 프랑스오픈 8강전을 녹화 중계한 JTBC는 같은 해 8월 'JTBC3 폭스스포츠'를 개국한 이후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전경기를 중계방송 하고 있다.
송민교 아나운서는 JTBC 테니스 중계의 주축으로 남녀경기를 막론하고 중요 경기의 중계를 맡고 있다.
테니스 마니아로서 그랜드슬램 경기를 중계한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 일이고 크나큰 즐거움이었지만 송 아나운서가 테니스 중계를 앞두고 가져야 했던 것은 즐거움과 기쁨에 앞서 고민이었다.
팬으로서 단순히 경기를 즐기는 것과 프로 캐스터로서 자신이 사랑하는 스포츠 테니스를 직접 중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