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춘시련' 호위딩 감독, "금마장 영화제가 내 영화 인정해 준 이유는..."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7 15: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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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시네마뉴원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영화라는 것은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편이다.”


호위딩 감독의 영화 ‘청춘시련’은 영혼을 잃은 청춘들의 혼란스러운 삶과 성장을 담아냈다. 

 제46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이후, 제34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23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등 세계 영화제들에 초청 받은 바 있다. 

영화 ‘청춘시련’은 특히 중화권 3대 영화제로 불리는 금마장 영화제의 공식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은바 있다.

스포츠W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압구정 CGV에서 호위딩 감독과 만남을 가졌다. 

 
▲ 사진 : 시네마뉴원
 호위딩 감독은 “굉장히 기쁘다. 한 지역의 관객들에게만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문화권의 관객들에게 제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쁜 일이다. 관객들이 제 영화를 볼 때 각자의 의견들이 다 있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제 영화는 개방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열린 영화라서 결말 또한 그러한 편이라 의문이 많이 생길 수가 있다. 다양한 문화권에 속해있는 관객들은 본인의 경험이나 배경을 기반으로 그 영화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각자 다른 감성과 체험을 통해서 이 영화를 보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관객들에게 바라는 것은 다른 나라의 관객들이 제 영화를 봤을 때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일들이 있었지’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며 "단순히 이 영화를 보면서 ‘이게 대만에서 있을 법한 스토리구나’라고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 주변에서 있었던 얘기구나’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러 영화제에 자신의 영화가 초청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호위딩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제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거침없이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호위딩 감독은 지난 2010년 ‘피노이 선데이’로 금마장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청춘시련'이 금마장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금마장 영화제와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에 대해 “매 작품마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사회적 문제를 보는 제 관점을 영화 속에 집어넣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리고 다른 영화와 비슷해서는 안 되고, 제 자신만의 스타일과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진행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마장 영화제에서 (내 영화를) 인정해준 건 아무래도 제가 생각하는 주제들이 현대 사회를 많이 반영하고, 당시 사회에서 화제가 되는 문제점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는 것은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을 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 사진 : 시네마뉴원
 영화 ‘청춘시련’은 현대사회, 그 중에서도 젊은 세대 가운데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를 담았다.  

영화에 담긴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에 대해 호위딩 감독은 “사회 비판을 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저 사회를 반영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정정했다.


호위딩 감독은 “저는 사회를 비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면 영화 속 살인을 한 ‘밍량’은 단순한 악역으로만 설정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관객들에게 각자의 캐릭터가 가진 문제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회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구분하기가 어렵다. 양자 체계의 선택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위딩 감독은 영화에 등장한 내용에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허구의 이야기는 아니라 밝히기도 했다.

호위딩 감독은 “체험의 범주에는 내 주변이나 평소 뉴스와 미디어를 보면서 느꼈던 것도 포함된다. 창작자는 그런 주변 경험들을 마주하는 데 있어서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흡수하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주변의 일을 보고 느끼는 과정에서도 자신만의 느낌이나 감성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로 영화 속 이야기를 제가 체험한 적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회를 바라보는 작품을 연출하는 호위딩 감독은 ‘청춘시련’을 이끄는 주연의 인원을 설정할 때도 주의를 기울였다. 

 

원톱, 혹은 투톱 주연 대신 여섯 명의 주연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 호위딩 감독은 “한두 사람만의 시각이 들어가게 되면 굉장히 주관적인 관찰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두 명 이상, 다중의 시선을 모았을 때는 사회의 완전한 실상을 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각도에서 한 가지 사건을 비교해 봤을 때 그 일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어떤 것이 완벽한 진상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들이 특정 뉴스나 미디어에서 본 진실이 사실은 거짓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양한 인물의 시각을 통해 영화 속 문제를 보여줌으로써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 사진 : 시네마뉴원

‘청춘시련’ 속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영화 속 주연들이 희노애락을 느끼고 사건이 전개될 때마다 어김없이 울리는 쇼팽의 ‘녹턴 2번(Nocturne Op.9 No.2)’은 영화의 주제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녹턴’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호위딩 감독은 “원래는 창작곡을 삽입하려 했다. 하지만 완성된 음악을 영화에 삽입했을 때 영화 속에 음악이 너무 빈틈 없이 꽉 차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음악으로 인해서 배우들의 연기나 표정이 잘 안보이는 문제점이 있었던 것 같다. 음악을 통해 너무 많은 정보를 관객들에게 준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녹턴’이라는 음악 자체가 사랑을 주제로 한 피아노 곡이지만 우울한 분위기가 있다. 그런 부분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원래 ‘녹턴’은 영화 속 ‘유팡’이 버스 정류장에서 헤드폰을 쓰고 있는 그 장면에서만 넣을 생각이었지만, 이외의 장면에도 적합한 장면에 노래를 삽입하다보니 모두 다 잘 어울려서 많은 장면에 활용되었다.”고 밝혔다.

‘청춘시련’을 연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호위딩 감독은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관객들이 열린 사고로 이 영화 속으로 몰입할 수 있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또한 호위딩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트레일러나 예고편 등을 통해 사전 정보를 인지하고 영화의 답을 스스로 예측한 후에 영화를 감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갈 때 스토리에 대해 생각을 하지 말고, 영화를 보고난 다음에 새로운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갔을 때 영화에 대한 생각을 할 여지를 주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청춘시련’은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호위딩 감독은 영화 ‘청춘시련’을 감상할 한국 관객들에게 말을 전했다.

“우선 처음으로 제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이 되어서 굉장히 기쁘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전 세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저는 한국 관객들이 도대체 어떤 관객들일까 굉장히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한국 관객들이 대단했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대단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한국 관객들이 제 영화를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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