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 9단(사진: 한국기원)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최정 9단이 여류 기사로는 최초로 메이저 국제 바둑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 바득 역사에 새 이정표를 새웠다.
최정 9단은 4일 한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에서 흑을 잡고 국내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남성 기사 변상일 9단에 169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세계 프로바둑 역사상 여성 기사가 여자 대회가 아닌 남녀 기사들이 모두 참가하는 메이저 세계 기전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최정 9단이 사상 최초다. .
지금까지 여류 기사가 메이저 세계 기전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30년 전인 1992년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응씨배에서 4강에 진출한 것이었다.
최정 9단은 2016년 21회 LG배와 2019년 24회 LG배에서 각각 판윈뤄, 스웨를 제치고 두 차례 세계 16강에 오른 것이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당시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을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준결승까지 오른 루이 9단은 준결승에서 일본의 오다케 히데오 9단에 1-2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었다.
최 9단은 이번 대회 16강전에선 일본 최고타이틀(기성) 보유자 이치리키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뒤 8강전에서 2019년 제23회 LG배 우승자 양딩신(중국) 9단에 불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 루이나이웨이 9단에 이어 메이저 국제 기전 4강에 오른 사상 두 번째 여류 기사가 됐다.
그리고 이날 상대 전적에서 5전 전패로 절대 열세였던 변상일 9간을 생애 처음으로 꺾고 결승에 오름으로써 한국 바둑사는 물론 세계 바둑사를 새로 쓰는 위업을 이뤘다.
최정 9단은 대국후 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현실감이 없는데 이제서야 손이 떨리고 잘 안믿긴다"며 "결승에 올라온 것 자체로 영광이고 큰 기록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결승에서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