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사진: 연합뉴스) |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에이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의 공격 비중을 줄인 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30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이번 대회는 만족스러웠다"며 "김연경은 우리 팀 최고의 무기지만, 다른 공격수를 많이 활용한 게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김연경에게 의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김연경에게 공격 기회를 몰아주지 않았다.
실제로 팀 내 최고 득점은 이재영(흥국생명·143점·전체 10위), 2위는 김희진(IBK기업은행·139점·전체 12위)이 기록했다.
김연경은 팀 내 3번째이자 전체 14위인 136점을 올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은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어 체력적으로 안배해줘야 했다"며 "또한 한 명의 선수에게 의존하는 모습은 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회 전부터 여러 공격수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많이 만들었다.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와 4위 브라질 등 강호들을 꺾으며 6승 5패로 전체 12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에서 클럽팀 사령탑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 상대 팀 분석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바리니 감독은 "브라질 선수들을 잘 알고 있어 준비하는데 수월했다"며 "사실 지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브라질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제 대표팀 선수들은 각 소속팀으로 돌아가 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내년 1월에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을 준비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올림픽 진출 여부가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리그 경기는 영상으로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로 이동해 이탈리아 1부 부스토 아리시치오를 지휘하고 내년 1월 소집에 앞서 귀국할 예정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클럽-대표팀 사령탑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올해 1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부스토 아리시치오의) 영상을 보면서 잘 준비했다"며 "(한국 대표팀과 클럽팀 지휘를 병행하는 것은) 문제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