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이경 감독(사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
'열대의 나라' 싱가포르에서 첫 동계올림픽 출전선수를 키워낸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레전드'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2일 싱가포르 일간지인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전 감독은 "싱가포르빙상협회(Sisa)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11월 이런 뜻을 협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인터뷰에서 "선수의 제한적인 출전 시간과 우선권 등 문제로 협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재계약 불가 이유를 밝혔다.
손야 총 Sisa 회장은 “지난해 9월 시작된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보수, 업무 영역, 핵심 성과 지표 등과 관련해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호주 출신의 임시 감독을 선임해 대표팀을 운영중이며, 새 감독 인선 작업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 감독은 선수 시절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1,000m와 계주 금메달에 이어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도 1,000m와 계주에서 우승한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다.
2015년 싱가포르 대표팀에 지도자로 합류한 전 감독은 샤이엔 고를 평창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쾌거로 현지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샤이엔 고의 평창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출전은 싱가포르의 사상 첫 동계올림픽 출전이었다.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은 직업 그 이상이었다. 쇼트트랙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일을 택했고 이전과는 다른 성과를 만들고 싶었다"며 "열대 국가에서 한정적인 동계 스포츠 자원으로 이뤄낸 성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어린 선수들이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세계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며 열대의 나라 싱가포르 빙상 종목의 가능성을 점쳤다.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아 올림픽에 출전했던 샤이엔 고는 "그녀는 경험이 풍부하고 열정적이었다. 그의 가르침은 스케이트 선수인 내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우수한 선수이자 지도자에게 배울 수 있어 고마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표팀 감독직을 내놓았지만 전 감독은 현지에서 학업 중인 자녀들을 위해 당분간 싱가포르에 머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