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인지 월드'는 전설적인 탐험가 패밀리 ‘클레이드’가의 서로 다른 3대 가족들이 위험에 빠진 아발로니아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디즈니의 판타스틱 어드벤처 영화다. 개봉 하루 전인 22일 오전, 제작에 참여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상진, 이현민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11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월트 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김상진과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엔칸토: 마법의 세계', '모아나', '빅히어로', '주토피아', '주먹왕 랄프' 등 다양한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인기 있고 사랑받는 캐릭터들을 디자인했다. 김상진, 이현민은 '스트레인지 월드'에서 캐릭터 디자인 아트 디렉터를 담당, 캐릭터들의 의상부터 깜찍한 안내자 '퍼덕이'까지 구현해냈다.
김상진 애니메이터(이하 김상진)는 '스트레인지 월드'의 세계관에 대해 전했다. "돈 홀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할 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원했다. 감독이 어릴 때 보면서 감동을 받은 영화들처럼 만들기를 원했다. 그 안에 돈 홀 감독님이 자신의 아들한테 앞으로 어떤 세계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구상했다고 하셨다. 그런게 잘 융합이 되도록 노력을 했다."(김상진)다음 세대에 물려준 유산에 대한 감독의 메시지는 클레이드가의 3대 예거, 서처, 이든 모습에 통해 투영됐다. "예거는 옛날 세대를 상징한다. 이든은 미래 세대다. 예거에게 자연은 정복해야하는 대상이다. 정복하고 파괴하는 대상이다. 서처는 그나마 그래도 자연을 이해하고 그 단계까지는 아니어도 그걸 경작하는 사람이다. 자연을 이용하고 컨트롤하는 느낌이다. 이든은 우리가 콘트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캐릭터다. 이 세계를 이해하고 우리와 자연과 공존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해시키는 캐릭터다. 후손에 물려줄 세계는 파괴가 아닌 조화의 세상이라 생각한다."(김상진)
▲11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 김상진 애니메이터/월트 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김상진은 클레이드가의 3대에 대한 특징도 덧붙였다. "이 캐릭터들이 비주얼적으로도 대비가 많이 되도록 하려고 했다. 예거는 큼지막한 박스 같은 형태다. 서처는 기둥같은 길쭉한 모양이다. 이든은 둥근 타형의 이미지를 주었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이해하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세대간의 갈등과 이해가 그려지는 가운데 이들이 모험을 떠나 만난 세상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크리처들로 가득하다. 특히 영화의 반전은 특정 세포들 떠오르게 하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스트레인지 월드'의 크리처들을 디자인할 때 온갖 것들을 많이 참고했다. 이번에 영감을 많이 받은 부분은 심해 바닷속 생물체나 식물들이었다. 굉장히 컬러풀한 식물들. 심해 생물들은 독특한 컬러를 많이 가지고 있다. 동·식물을 망라하고 되도록 많은 참고 자료들을 모았다. 특정 세포들은 그것들이 어떤 기능들을 하는지는 참조했지만, 외향적인 모습들은 상상력만 동원해 디자인 한 것이다. 디자인적으로 어필링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김상진)
▲11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 이현민 애니메이터/월트 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이든과 친구가 되는 파란 몸의 깜찍한 안내자 '퍼덕이다'다. 눈 코 입이 없지만 이든과 소통하는 퍼덕이의 존재는 사랑스럽다. 특히 돈 홀 감독과 김상진, 이현민 애니메이터의 전작 '빅히어로' 속 힐링 캐릭터 베이맥스를 연상케 한다. "그렇게 보셨다면 아주 잘 본 것이다. '빅히어로'의 베이맥스를 연상케 하고 싶었다. 근데 베이맥스는 눈이라도 있지만, 퍼덕이는 눈도 없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김상진)
'엔칸토: 마법의 세계', '모아나', '빅히어로', '주토피아', '주먹왕 랄프' 등을 통해 대중에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어왔지만, 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중압감도 따를 터. 이현민은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보고 캐릭터도 좋아했다. 중압감이라기보다는 제가 봐온 작품들이 저에게 와닿는 면들이 많았다. 어떤 나이에서 봤느냐에 따라 틀렸다. 가족을 위해서 만들기보다는 시공간, 남녀노소를 초월하는 본질과 감동을 담아낸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사명감처럼 느끼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런만큼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봤으면 좋겠다 보다는 그 상황에서 캐릭터가 느끼는 것과 상황을 이해하려는지 액팅을 담으려고 한다. 그 캐릭터에 교감을 얻을 수 있게 하기 노력했다"고 말했다.
▲11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월트 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스트레인지 월드'는 세대간의 갈등과 이해를 담아내면서 10대 성소수자도 그려냈다. 하지만 이는 '이해'의 한 맥락일 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아발로니아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사는만큼, 그 배경에 사는 사람들에 물어봐서 참고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표현하는데 있어서 교감이 가능하고 공감이 가능한, 이런 캐릭터가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이현민)
여기에 김상진은 "특별한 피드백보다는 10대들이 잘 입지 않을 것 같은 의상이라는 이야기에 수정만 했다. 이든의 경우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조언을 얻었다. 환경 전문가 등 스토리와 관련된 전문가들에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회사 내 직원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디자인과 스토리에 참고하고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상진은 "2년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집에서만 작업을 했다. 영화 제목처럼 아주 이상한 세계에서 이상한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만큼 저에게 이 영화는 큰 의미가 있다.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다. 이 영화가 굉장히 지금의 우리가 사는 세상에, 모든 세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다. 모든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도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시는 많은 분들이 서로 세대간의 이해를 하고 공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현민은 "연말 연시에 개봉하는 영화인만큼,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완전 새로운 세계에서 이뤄지는 판타지라서 모험을 떠나는 기분일 것이다. 가족간의 모습을 통해 개인적으로 소소한 감동을 받으셨으면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다. 한동안 모두가 떨어져서 지내야했던만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스트레인지 월드'는 23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