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명규(사진: KBS 뉴스 캡쳐) |
전명규 교수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손혜원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는 ‘전명규 교수가 빙상계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이었다.
심석희 선수가 지난 4년간 폭력과 성폭력에 시달렸다는 기사가 쏟아질 때 전 교수는 한마디 입장발표나 사과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 발언이 분쟁의 씨앗이 될까 말을 아꼈다”며 “빙상이 메달을 많이 딴 효자종목인데 퇴출될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보고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먼저 전 교수는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 기자회견 무마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녹취록에는 분명 “그거 내가 막은 거야”라고 말했지만 기자회견 자리에서 전 교수의 대답은 달랐다. “국정감사에서 답변했다. 기자회견을 막은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을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이 아니냐. 지금은 평창 올림픽 경기력을 위해서 집중할 때가 아니냐. 기자회견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로 이야기했다. (심석희 선수가) 제 뜻을 받아들여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 전 교수는 “선수개인이 성폭력을 당했는지 내가 다 알 수 없다. 실제로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것도 전혀 몰랐다.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 코치에게 배웠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심석희는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있었다는 사실을 제가 알 수가 없었다.”고 변명했다.
녹취록을 통해 공개된 선수압박과 조 전 코치 탄원서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전 교수는 “전체적인 것을 펴놓고 보지 않으면 실제로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표현이 과한부분도 있고, 그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옥중편지는 조 전 코치가 감형받기 위해 그렇게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전 교수는 “조재범이 구속되기 전 나를 찾아와 ‘젊은빙상인연대의 A씨가 전명규의 비리를 주면 합의서를 써주겠다’라는 얘기를 했다”며 화살을 젊은빙상인연대로 돌렸다.
이날 젊은빙상인연대가 추가로 제기한 지인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취재진이 가지고 있던 문자 내용을 공개했음에도 전 교수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청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 전 코치는 옥중편지에서 “(전 교수의 지시를 받아) 심석희를 밀어주기 위해 폭행했다.”고 전했고, 심석희는 2차 공판 당시 “최민정을 밀어주기 위해 나를 폭행했다.”고 엇갈린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모든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다’ 혹은 ‘잘 모르겠다'로 일관한 전 교수에게 “떳떳하신데 ’텔레그램처럼 기록이 남지 않는 것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냐”는 질문에 “평창 올림픽 직후 메일과 개인정보가 다 털려 만신창이가 됐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부분도 있어 주변에 텔레그램 쓰라고 권유한다”며 “떳떳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좋다는거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전했다.
반박 기자회견임에도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이나 시원한 해명이 하나도 없었다. 피해자들의 문자 내용과 진술한 장소 등이 구체적인데 비해 전 교수는 ‘그런 적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일관하며 오히려 연대의 구성과 그 배후를 취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