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Sports W) - 조재범, 무자격 국가대표 코치였다 ′파문′...빙상연맹 스스로 규정 위반

▲ KBS뉴스 캡쳐

체육계 미투의 시발점이 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처음부터 국가대표 코치 선임 자격 미달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KBS는 17일 “빙상연맹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유예 이상 처분을 받으면 대표선수단이 될 수 없다’는 선발규정을 무시하고 조 전 코치를 국가대표 선수단에 합류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둔 2014년 1월 초,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선수 성추행 의혹으로 하차한 뒤 빙상연맹은 두 차례 긴급회의를 열어 조 전 코치를 후임 코치로 뽑았다. 그러나 당시 대표선수선발 관리 규정에는 ‘형사사건으로 입건돼 기소유예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대표선수단이 될 수 없다’고 되어있다.

고교 코치였던 조 전 코치는 승부조작 혐의로 법원에서 2011년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아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다. SBS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 2월 고등학교 쇼트트랙 코치였던 조 전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A씨의 주도하에 다른 쇼트트랙 코치 12명과 승부 조작을 벌였다.

자격도 없는 코치를 선발하는데 심사는 당연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가대표 코치는 경기심판 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고 상임이사회가 최종 결정을 하는데, 조 전 코치는 위원회에서 1순위로 추천됐다. 코치로 선발한 경기심판위원회나 상임이사회는 아무런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어떻게 선발이 됐는지에 대한 부분, 추천됐는지에 대한 부분은 저도 알 길은 없다”며 “심석희 선수가 선발전에서 종합 1위를 해서 (심 선수 고교 지도자인 조 씨를) 대표팀 지도자로 추천한 내용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선발과정에 조 전 코치의 형사처벌 기록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당시 경기·심판위원회 위원이었던 A위원은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는데, 거기에 정확히 누구누구가 포함됐다 이것까지는 (몰랐다).“고 전했다.

B위원도 "(형사처벌 기록을)공표를 해주는 게 아니라서 빙상연맹이... 아무리 반대 의견을 내고 올려도 결과는 거기(빙상연맹)서 내는 거라서 저희는 통보도 못 받아요."라고 답했다.

  
현재 조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