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 사상 첫 여자 월드컵 우승 이끈 빌다 감독 '사실상 경질'...왜?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6 09: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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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질된 호르헤 빌다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스페인 여자 축구 대표팀을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호르헤 빌다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페인축구협회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빌다 감독의 퇴진 소식을 전하면서 "(빌다 감독이) 재임 기간 이룬 성공에 감사한다"며 "덕분에 협회는 여자 대표팀 발전의 핵심이 되는 방법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자진 사퇴의 모양새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15년부터 스페인 여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빌다 감독은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사상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불거진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키스 스캔들'의 후폭풍에 휘말리며 월드컵 우승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지난해 9월 스페인 여자 대표팀 선수 15명이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에 반발하며 '훈련 보이콧'에 나서자 현재 직무가 정지된 루이스 루비알레스 축구협회 회장이 빌다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고, 루비알레스 회장의 지지를 받은 빌다 감독은 자신에게 반기를 든 15명 가운데 12명을 제외하고 월드컵에 나서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이 우승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는 큰 진통이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루비알레스 회장이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자국 대표팀 선수인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한 행위가 전 세계적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그 불똥이 빌다 감독에게도 튀었다.  시상식 당시 키스를 당한 에르모소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에르모소가 속한 노동조합인 풋프로는 에르모소에게 키스한 회장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은 행동이었다며 사과했지만, 오히려 여론은 더욱 악화해 사퇴 압박이 이어졌다. 이같은 사태가 진행되는 와중에 지난달 25일 열린 협회의 임시 총회 자리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임을 거부하며 '사회적 암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빌다 감독이 회장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그 역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다.  반면, 지난달 27일 빌다 감독을 뺀 코치진 전원은 루비알레스 회장을 규탄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90일 직무 정지'를 내리며 추가 조사에 들어갔다. 스페인 사법 당국 역시 문제의 행동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인지 들여다보고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실권을 잡은 페드로 로차 회장 대행은 "협회는 루비알레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며 "전 세계 축구계, FIFA·유럽축구연맹(UEFA), 선수들,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상황이 루비알레스 회장을 이같은 고립무원의 상태로 만들면서 빌다 감독 역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빌다 감독은 협회로부터 사실상 경질됐고, 그 후임으로 빌다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진 가운데 1982년생 몬세라트 토메 코치가 빌다 감독의 새로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스페인 여자 대표팀 최초의 여성 감독 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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