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소연(사진: 연합뉴스) |
여자실업축구 WK리그에 첫 걸음을 디딘 지소연(31·수원FC)이 리그 흥행을 위한 '숙제'를 짚었다.
지소연은 26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수원FC 위민 입단 기자회견에서 "내가 처음 영국에 갔을 때는 한국 리그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8년 동안 나와 첼시는 함께 성장했다"며 "유럽 여자축구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은 유럽과 아직 격차가 있다. 이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4년 일본 고베 아이낙을 떠나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위민에 입단한 지소연은 8년의 영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달 수원FC 위민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이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그는 이제 WK리그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지소연은 먼저 WK리그가 주로 평일(월요일, 목요일) 오후 4시와 6시에 열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바랐다.
19일 귀국 당일 인터뷰에서도 경기 시간대를 언급했던 지소연은 이날도 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한국 리그는 시간대가 조금 아쉽다. 오늘도 목요일인데 오후 4시에 경기를 한다. 나를 기다리셨던 분들이 많지는 않더라도, 경기를 보러 오시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대가 조금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국내에 온 만큼 많은 팬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잉글랜드와 스페인 등에서 여자 축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 여자 축구 역시 더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볼프스부르크(독일)의 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4강 1차전 홈 경기에는 여자축구 역대 최다 관중인 9만1천648명이 입장해 경기를 지켜본 바 있다.
지소연은 "첼시 홈구장에는 5천 명 좌석에 보통 3∼4천 명의 관중은 들어온다. 내 마지막 경기는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렸는데 5만 명의 관중이 오셔서 아름답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남녀 팀이 같은 구단에 소속돼 있다 보니 홍보도 같이하고, 함께 촬영하거나 팬들을 만나기도 한다. 또 영국은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여자축구 경기를 하고, 평일에는 오후 7시 45분이나 8시에 경기를 시작한다"며 자신이 경험한 좋은 예들을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국도 처음에는 여자축구 경기 중계가 없었지만,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에서도 점점 더 많이 중계하고 있다. 여자팀 스폰서로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한국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지소연은 경기장에서 WK리그의 보는 재미를 더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천 현대제철이 리그를 독식하고 있지만, 이제 조금 판도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현대제철이 9년 연속 통합우승을 했는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수원FC도 좋은 경쟁 상대가 되면 리그가 더 재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