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코치 구타 첫 폭로' 변천사, “머리잡고 집어던져...석희에 힘 되어주고파”

최지현 / 기사승인 : 2019-12-19 09: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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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천사(사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2004년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였던 변천사가 대표팀 내 선수폭행을 폭로했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변천사는 18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심)석희가 법원에 가서 직접 의견 진술을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더 마음이 아팠다. 죄인인 것처럼 위축돼 있어서 가슴이 아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04년 당시 언론에 나왔던 것보다 더 심했다"면서 "14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후배들이 나처럼 안 됐으면 해서 용기를 냈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2004년 11월 당시 최은영과 진선유, 강윤미, 변천사 등 쇼트트랙 여자 대표 선수 8명 가운데 6명이 사생활 간섭과 상습적 구타를 문제 삼아 서울 태릉선수촌을 무단이탈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변천사와 폭행을 당한 선수들은 입을 모아 “스케이트날 집으로 목덜미를 잡고 계속 때렸다”,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온몸에 멍이 들기 일쑤였다”, “체벌을 당하던 선수가 쓰러져도 계속 때렸다” 등 코치진의 물리적, 정신적 폭행을 폭로한 바 있다.

변천사는 "도구로 많은 폭행을 당했고, 머리를 잡고 집어 던지고 그랬다"고 담담히 전했다. 그러면서 "견디고 견디다가 선수촌을 나오게 됐다. 2004년 당시에는 시대적 상황이 '운동선수는 맞으면서 할 수도 있지'라는 인식이 강했다. 어디에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코치들의 말이 무서웠다. 올림픽이라는 꿈이 있으니까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변천사는 "동료 중에 폭행-정신적 피해로 국가대표 생활을 끝내고 그만둔 선수들도 있다.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폭행에 대한 기억이 난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인터뷰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14년 전 인터뷰를 하고 많이 힘들었다. 문제화시킨 사람이었기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석희를 보면서 '나는 왜 조금 더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라는 후회를 하게 됐다. 큰 힘이 되지는 않겠지만, 힘을 주고 싶었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 1월 16일 진천선수촌에서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 조 전 코치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뒤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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