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YTN 캡쳐) |
대한체육회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20일 대한체육회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실시하면서 이 단체의 제명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3개월 동안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지만 최근 불거진 조재범 사건에 대해 폭력은 물론 성폭력 혐의 단서조차 찾지 못했다.
대한체육회가 빙상연맹 철폐까지 갈 수 있는 전면 재조사에 나서는 이유는 엘리트 스포츠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주 “외부 조사위원회가 빙상연맹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메달을 포기하더라도 현행 엘리트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선상에 있는 전·현직 관계자들의 영구제명은 물론 연맹 해체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가 빙상연맹을 해산하면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지위를 잃고 재정지원이 끊긴다. 이 경우 민간단체로 활동하며 자체 선발과정을 거쳐 대표팀을 뽑아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으면 국제대회에 나갈 수는 있다. 그러나 경기력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빙상은 역대 올림픽에서 66개의 메달(금 30개, 은 22개, 동 14개)을 수확한 한국의 간판 겨울 종목이었다. 특히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금메달을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김연아와 이상화, 모태범 선수 등의 등장으로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도 대중의 인기 스포츠로 우뚝 섰다.
하지만 개인 코치 형태로 이뤄지는 선수 양성 시스템으로 파벌 다툼, 집행부와 야당 간의 권력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대표팀 내에서도 선수들이 따로 훈련하거나 특정 선수 밀어주기의 짬짜미가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재범 코치의 성폭력 혐의가 불거지면서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엘리트 선수 발굴을 위해 기획된 전국소년체전도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 등이 만든 학교체육진흥회도 초·중학생들이 참가하는 소년체전이 지자체의 경쟁과 성과를 낸 지도자의 인사고과 반영 등으로 아이들을 혹사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소년체전이나 전국체전 존폐 논의나 대표팀 합숙 중심 문화 개선 등 대한체육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것이다. 학교 운동부나 체육특기자 입시제도 부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등 정부의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