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모스크바 월드컵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이란 여성팬(사진: EPA=연합뉴스) |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낸 성명을 통해 여성도 축구경기장에 입장하도록 허용하라고 이란 당국에 촉구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축구협회와 이란당국이 이런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을 고심해야 한다는 우리의 반복된 요구를 받아들이기 희망한다"라며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확고하다. 여성이 축구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와 FIFA 집행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이란 관계자와 최근 수차례 접촉했다"라며 "현재 이란에 FIFA 대표단을 파견했고, 좋은 소식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란이 안전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허용하려면 여러 단계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면서도 "지금이 바로 이란이 변해야 하는 순간이고, 다음달 홈경기(월드컵 지역예선전)부터 긍정적인 발전이 시작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남녀를 구분하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관습에 따라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여성이 남성 관중의 성희롱·추행, 욕설, 폭력 등 범죄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올해 3월 테헤란에서 프로축구 경기를 보려고 남장하고 몰래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한 이란 여성이 징역 6개월형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달 초 법원 청사 앞에서 분신해 결국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이란에서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원칙적으로는 허용해야 하지만 여성 전용 출입구와 좌석, 화장실 등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