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연, 전국체전 육상 여자 고등부 높이뛰기 우승(사진: 연합뉴스) |
고교 1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2위를 한 김지연(17·대전 신일여고)은 1년 만에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김지연은 9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고등부 높이뛰기에서 1m70을 넘어 우승했다.
2위는 1m65를 넘은 강서현(18·충남체고)였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김지연은 1m73을 넘어 1m76의 이승민(당시 경기체고)에 이어 2위를 했다.
기록은 조금 떨어졌지만, 2학년 김지연은 '고교 높이뛰기 일인자' 자리를 굳혔다.
김지연은 올해 4월 22일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에서 1m76의 올 시즌 한국 고교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실업 선수 중에도 김지연보다 올해 높은 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정연진(울산광역시청) 단 한 명뿐이다.
경기 뒤 만난 김지연은 "오늘 1m75를 실패한 게 너무 아쉽다"며 "그래도 작년에 2위 한 대회에서 우승해 좋다.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1m70은 넘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울산에는 비가 내리고, 기온도 낮아 필드 종목에서 좋은 기록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김지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단거리 선수로 육상에 입문했지만, 곧 높이뛰기에 주력했다.
그는 "또래 중에 키가 큰 편이어서, 선생님이 높이뛰기를 권했다"고 떠올렸다.
고교 진학 후 윤종형 감독을 만나면서 김지연의 기록이 더 향상했다.
윤종형 감독은 한국 육상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딴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서천군청)을 높이뛰기로 이끈 지도자다.
김지연은 "당연히 우상혁 선배의 경기는 꼭 챙겨본다. 최근에 경기장에서 마주쳤는데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김지연의 롤모델은 높이뛰기 선수들도 인정하는 스타 플레이어 마리야 라시츠케네(29·러시아)다.
2015년 베이징,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등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높이뛰기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라시츠케네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니콜라 맥더모트(호주)가 "나는 라시츠케네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자 도쿄에 왔다"고 말할 정도로 라시츠케네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한다.
김지연은 "라시츠케네는 매우 냉정하게 경기를 한다.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우상혁, 라시츠케네를 보며 꿈을 키운 김지연은 '계단식 성장'을 준비한다.
그는 "일단 고교를 졸업하기 전에 한국 고등학생 기록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높이뛰기 고등학생 기록은 1990년 김태현이 세운 1m81이다.
또래 중 가장 높게 뛰는 김지연은 이제 30년 이상 멈춘 기록을 높이기 위해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