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이유안 부녀(사진: 연합뉴스) |
4일 열린 여자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은 레프트 이유안(18·세화여고)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프로배구 선수의 꿈을 이룬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유안은 1990년 한국 남자배구의 간판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상열(54) 경기대 감독의 딸이다.
부녀(父女) 배구인이 또 탄생한 것이다.
부녀 배구인은 나정균-나혜원, 김동열-김수지, 하종화-하혜진 부녀 등이 있다.
이유안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코트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는 "최근에는 경기에 많이 출장하지 못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만큼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박미희 감독님과 언니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장점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흥국생명의 간판 레프트인 이재영을 가장 닮고 싶다는 그는 "(이)재영 언니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다"면서 "코트 안은 물론 밖에서도 언니에게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반포초등 6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그는 세화여중을 거쳐 세화여고에서 왼쪽 날개 공격수로 뛰었다.
그는 "프로 무대는 고교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안정적으로 서브 리시브를 하면서 공격에서 파워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을 찾은 아버지 이상열 감독은 프로팀 지명을 받은 딸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상열 감독은 "제가 1997년 LG화재에서 현역 선수로 은퇴한 뒤 1년 후 처음 맡은 게 인창고 감독이 아닌 코치였다"면서 "출발은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노력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유안이는 의지가 강하고 성실한 '대기만성형'의 스타일"이라면서 "프로 무대에서도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유안이의 동생 효인이는 세화여고 2학년생인데, 지금 세터로 활동 중"이라면서 "딸 둘이 코트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