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교 폭력 연루를 시인한 심경섭과 송명근(사진: KOVO) |
학교 폭력의 과오를 인정한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레프트 송명근(28)과 심경섭(30)이 자숙의 의미로 2020-2021 V리그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OK금융그룹은 14일 "구단은 오늘 오후 고위층을 포함한 프런트, 감독 등 코칭스태프 등이 모여 긴급회의를 열고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며 "당사자인 송명근, 심경섭 선수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진정성 있게 책임지고 자숙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감독을 통해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선수가 내린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OK금융그룹은 현재 남자부 3위를 달리고 있다. 이 순위를 유지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정규리그를 7경기 남긴 상황에서 주축 레프트인 송명근과 심경섭이 전열에서 이탈하는 건 전력상 큰 손해다.
하지만 선수와 구단 모두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공감했다.
이날 송명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며 "선배로서 무책임한 일이겠지만 내일 이후의 경기에 자숙하는 의미에서 출전하지 않는 것을 감독님을 통해서 구단의 허락을 받을 생각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알렸다.
구단도 곧바로 송명근의 뜻을 받아들였다.
심경섭도 코칭스태프에 "반성의 의미로 남은 경기에서 뛰지 않겠다"고 전했다.
OK금융그룹은 "구단은 이번 사안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신속하게 선수단 전수조사를 하고 대한민국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 타 구단들과도 긴밀히 협의해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송명근은 고교 시절, 심경섭은 중학교 재학 중에 배구부 후배에게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는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두 선수는 과오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