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오미 오사카(사진: EPA=연합뉴스) |
시즌 두 번째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프랑스오픈 기간중 인터뷰를 거부했던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결국 대회 대진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둬들였다.
오사카는 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잠시 휴식기를 갖겠다"며 프랑스오픈 2회전부터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기권을 선언했다.
오사카는 프랑스오픈 개막을 앞두고 대회 기간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으며, 실제로 5월 30일 대회 1회전에서 패트리샤 마리아 티그(루마니아, 63위)에 2-0(6-4 7-6) 승리를 거둔 뒤 코트 위에서 진행되는 TV 중계용 퀵 인터뷰에만 응했고, 공식 기자회견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오사카에 대해 벌금 1만5천 달러(약 1천600만원)의 징계를 내렸고, "이런 규정 위반이 계속되면 최대 실격까지 가능한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며 "더 많은 벌금과 향후 메이저 대회까지 적용될 징계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는 미디어 관련 의무를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권고를 가장한 경고를 보냈다.
오사카를 향한 동료 선수들의 반응도 시원치 않았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기자회견은 때때로 매우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자회견은 스포츠의 일부이고, 투어 생활의 일부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냈고, 라파엘 나달(스페인), 이가 슈비온텍(폴란드),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애슐리 바티(호주) 등도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결국 오사카는 2회전을 앞두고 대회 기권을 선언했다.
오사카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내가 의도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며 "다른 선수들이 테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또 내 정신 건강을 위해 기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사카는 이날 자신이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이후 우울증 증세로 힘들었다"며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내성적이라는 사실도 잘 알 것"이라며 "제가 헤드폰을 쓰고 있는 것은 사회적 활동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항상 컸고, 기자회견도 그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오사카는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파리에 와서도 그런 느낌이 계속됐고 그래서 기자 회견 불참 계획을 밝혔던 것"이라며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기자 분들께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