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상현 감독(사진: KOVO) |
"제 성격이 썩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
차상현(48) GS칼텍스 감독은 한국프로배구 여자부 사령탑 중 역대 4번째로 100승 고지를 밟은 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에 감사 인사부터 했다.
상금 200만원을 선수단을 위해 쓰겠다는 약속도 했다.
GS칼텍스는 2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홈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차 감독은 2016-2017시즌이 진행 중이던 2016년 12월 13일부터 팀을 이끌어 169경기 만에 100승을 채웠다.
2018-2019시즌부터는 매 시즌 3위 안에 들었고, 2020-2021시즌에는 여자부 최초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1위, 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차 감독에 앞서 100승 고지를 밟은 여자부 사령탑은 이정철(157승 83패) 해설위원과 고(故) 황현주(151승 85패) 전 감독, 박미희(125승 115패) 해설위원 등 3명이다.
차 감독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올해 3월에 신설한 '감독 기준기록상'의 첫 수상자가 되는 행운도 누렸다.
KOVO는 현재 V리그 등록한 감독이 대상으로 정규리그 통합 승수 100승, 200승, 300승을 달성하면 시상하기로 했다.
100승을 올린 차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차 감독은 "내가 감독이 된 후에 다행스럽게도 우리 팀이 계속 상위권에 있었다. 함께 고생한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이 없었다면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라며 몸을 낮췄다.
이어 "내가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다. 훈련할 때는 절대 선수들에게 양보하지 않고, 경기 중에는 '지더라도 그냥 지지 않아야 한다'고 선수들을 들볶는다. 코치와 구단에 요구도 많이 했다"며 "오늘 받은 상금은 모두 선수단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아직 내 배구는 60점이다. 다만 '배구는 한두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 팀 워크'라는 철학은 지켜나가고 있다"고 진지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차상현 감독은 '친구'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화두에 오르자 특유의 장난기를 드러냈다.
김종민 감독은 남녀부 통합 148승(128패)을 거뒀다. 그러나 여자부에서는 97승(83패)으로 아직 100승에 이르지 못했다.
차상현 감독은 "김종민 감독 얘기가 꼭 나왔으면 했다"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뒤 "김종민 감독도 빨리 여자부 100승을 달성하길 바란다. 또한, 김종민 감독이 나보다 먼저 여자부 감독을 시작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승률'에서 김종민 감독의 앞선다는 걸 강조했다.
여자부 지휘봉을 잡은 뒤 차상현 감독의 승률은 0.592, 김종민 감독의 승률은 0.53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