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주(사진: 연합뉴스) |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의 주장 임선주(31)는 올해의 통합 우승을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으로 꼽았다.
임선주는 19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화생명 2021 WK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 홈경기 승리 뒤 기자회견에서 "챔프전을 준비하는 기간 힘든 순간들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티를 내지 않고 끝까지 해줘 정말 고맙다. 주장일 때 우승을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날 한수원을 1-0으로 꺾고,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확정했다. 통합 9연패다.
2011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은 임선주는 그간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날 우승은 그에게 더욱 특별했다. '캡틴'의 책임감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주장을 맡고 있는 임선주는 "올해가 주장 마지막이라서 특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주장이 아니어도 당연히 책임감이 있지만, 주장으로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하게 돼 뜻깊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키퍼 김정미 선수의 아버님께서 매우 편찮으셨고, 그래서 언니가 많이 힘들어했다. 아버님을 위해 뛰자고 마음을 잡고 뛰었다. 우리가 우승으로 선물을 해드리자고 했다"며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임선주 본인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탓에 우승의 기쁨은 더 컸다.
현대제철은 올 시즌 사령탑 공백,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임선주도 국가대표팀 소집 이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수선함'에 내가 끼어있는 것 같다. 부상도 있었고, 코로나19도 걸렸었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다들 기량이 좋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대제철의 힘이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6일 한수원과 1차전에서 동점골의 빌미를 내주기도 했던 그는 이날 승리로 짐을 털어냈다.
임선주는 당시 후반 추가시간 핸드볼 반칙을 범해 한수원에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하지만 현대제철 선수들은 한뜻으로 임선주를 위로했다고 한다.
그는 "나 때문에 비겼는데 선수들은 오히려 비겨서 잘 됐다고 하더라. 우리가 이겼으면 자만해졌을 거라고 했다"며 "덕분에 금방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임선주는 마침내 활짝 웃으며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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