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금5·동1개 추가하고 일찌감치 대회 12연패 확정
▲ 사진: 연합뉴스 |
칠순을 바라보는 '태권도 하는 수녀님'이 네 번째 도전 끝에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싱가포르의 린다 심(68) 수녀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사흘째 공인품새 여자 개인전 65세 초과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심 수녀는 2011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대회를 시작으로 2013년 인도네시아 발리 대회, 2018년 대만 타이베이 대회에 이어 네 번째 출전한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 수녀는 타이베이 대회 65세 이하부에서 첫 메달(동메달)을 딴 바 있다.
심 수녀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프랑스 마리 프랑스 다비드를 5.59-5.37로 제치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전에서는 제1회 서울 대회부터 출전해 2016년 페루 리마 대회에서는 우승까지 한 호주의 백전노장 브론윈 버터워스와 맞붙어 6.06-5.74로 이기고 마침내 '세계 1위'에 올랐다.
심 수녀는 "세상 가장 높은 곳을 날고 있는 것 같다. 꿈을 이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렸을 때 경찰이나 군인이 되고 싶었던 심 수녀는 열일곱 살 때인 1971년부터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성당에서 태권도를 가르쳐 주기에 가족 몰래 다니기 시작했다. 1978년 자국 겨루기 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따기도 했던 그는 이듬해인 1979년 수녀가 됐다.
심 수녀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싱가포르태권도협회가 운영한 무료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의 지도자로 호스피스 아동병원에서 암 등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심 수녀는 세계태권도연맹(WT)에서도 '태권도 포 올'(Taekwondo for all) 위원회 부위원장과 국제협력발전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에 힘겹게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는 이날 다비드 하브릴로프가 공인품새 남자 개인전 유소년부(만 12∼14세)에 출전해 마지막으로 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결승 라운드 8강에서 패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공인품새 4개 종목과 자유품새 3개 종목에 참가해 금메달 5개와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금메달 1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한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대회 12회 연속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가 12회째로 우리나라는 한 번도 종합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공인품새 남자 개인전(40세 이하)에 나선 장재욱(경희대보람태권도장)이 금메달을 따며 대회 첫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아내 최영실과 함께 '부부 금메달리스트'도 탄생했다.
장재욱은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