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시벨' 25년차 김래원이 변하지 않는 초심 "열정 가지고 열심히"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6 03:59:09
  • -
  • +
  • 인쇄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순애보 넘치는 멜로도, 욕망에 들끓는 누와르도, 때로는 지질한 캐릭터의 로코도, 애절한 시한부 삶까지도. 매 작품 다양한 필모로 변신을 시도하는 배우 김래원이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어떤 콘셉트든 찰떡으로 소화하는 김래원은 영화 '데시벨'을 통해 특유의 묵직한 매력을 과시했다.


김래원은 '데시벨' 속 한라함을 이끄는 함장으로서, 탄탄한 연기력의 이종석, 정상훈, 박병은, 이민기, 신예 차은우까지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시너지를 내며 주연으로서, 선배로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래원은 코트를 입고 훈훈한 모습으로 "오랜만이다"며 취재진을 맞이했다.
 

▲영화 '데시벨' 강도영 役 김래원/㈜마인드마크
 

16일 개봉한 영화 '데시벨'(감독 황인호)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으로, 김래원의 2019년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이후 3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믹싱 작업, CG 작업이 되기 전 버전은 제작사 사무실에서 봤었다. 극장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극장에서 보니까 관객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사 때 은우가 옆에 있었는데 처음 보니까 바람직한(?) 관객의 순수한 반응을 보여줘서 저도 덕분에 재밌게 봤었다"고 말했다.

김래원은 '데시벨'에서 전직 해군 잠수부 부함장(중령) 강도영으로 분했다. 그는 테러범으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고 소음에 반응하는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한다. '데시벨' 황인호 감독과 연을 맺게 된 계기는 사실 감독이 쓴 멜로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감독님의 멜로 시나리오를 보고 만나게 됐다. 그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데시벨'을 준비중이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꼬신 것이다. 하하."
 

▲영화 '데시벨' 정상훈 김래원 스틸/㈜마인드마크
 

'데시벨' 시나리오를 보고는 강도영 캐릭터 무게가 크게 느껴졌고, 정상훈이 분한 오대오나 이종석이 연기한 설계자(테러범)를 원했었다. "부함장은 영화를 끌고 가는 인물이다. 스토리에 맞춰서 사건에 휘말려서 가는 인물이다. 제 스스로가 임팩트 있다고 생각이 안들었다. 오히려 처음 받았을 때 기자 역할이나 설계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었다. 감독님이 좀 기다려달라고 하시더니, 제가 설계자가 되면, 부함장 역할을 저보다 더 높은 선배 배우로 캐스팅해야한다고 하시더라. 부함장 역할을 해달라고 하셨었다."

오대오는 무거운 극을 환기 시키는 역할을, 설계자는 짧은 등장이지만 임팩트가 있는 캐릭터다. 극을 끌고 가야하는 입장이 된 김래원은 자신의 심리 상태에만 빠져서 몰입하기보다 함께 호흡하는 캐릭터들과의 밸런스를 위해 신경을 썼다. "제가 물러날 타이밍에는 분위기만 따라갈 수 있는 대사로 맞추기도 했다. 종석이랑 나올 때는 그 이야기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게, 템포를 맞췄다. 예전 같으면 '나의 이야기'라고 정해놓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 연기는 빛났을 수 있지만 밸런스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감독님이 의도하신 것을 옆에서 도움이 되려고 많이 노력했다. 매니저에도 제가 제 감정에만 몰입하지 않도록 옆에서 주의를 주라고 당부했었다."

함께한 배우들과의 밸런스를 위해 감독과 많은 의견도 나눴다. 극 자체가 잠수함 사건이 일어나고 1년 후의 시점이기 때문에 극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하지만 상업영화 특성상 무겁기만 할 수도 없었다. "상훈형과의 밸런스나 흐름상 맞추기가 쉽지가 않더라. 저는 더 진지하게 몰아가야 하고 그 안에서 형은 해소해야한다. 그 방법을 찾다가 잠수함 인트로 때는 조금 내추럴한 모습으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 부분을 많이 의논했고, 감독님이 며칠만에 시나리오를 수정해주셨다."
 

▲영화 '데시벨' 강도영 役 김래원/㈜마인드마크
 

잠수함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그 중 강도영은 자신의 감정 표현이 적은 답답한 캐릭터다. 김래원은 이 설정을 역으로 활용했다. "설계자는 사실상 오픈된 상태다. 근데 관객들의 입장에서 강도영이 테러범의 정체를 챘을까에 대한 지점도 각자의 해석으로 두자는 전력이었다. 사실 글에는 대본에는 도영이 눈치챘을 시점이 써 있었지만 오히려 그걸 배제했다. 그게 중요한 포인트였디. 감독님이 직접 쓰셨는데 인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 잘돼 있었다. 글 속 도영은 너무 멋있고 일반적인 군인 함장의 모습이었다. 각 잡히고 딱딱한 모습이었다. 인트로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잠수함은 실제 같은 모양의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한 배를 탔다는 말처럼, 오랜 기간 잠수함에서 함께한 전우들이기에 돈독한 케미는 중요했다. 하지만 아픈 상처를 남긴 사건이기에 분위기는 무겁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웃음기 없이 촬영이 진행됐다. "3일 정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움직이는 잠수함 내부를 만들었다. 조, 단역 배우들도 처음 만나서 촬영을 했다. 늘 동고동락하는 가족같은 관계로 나온다. 감독님께 부탁드려서 배우들끼리만의 시간을 가졌다. 서로 자기 소개도 하고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제가 선배여서 내가 함장이니까 날 믿고 따라와줬으면 한다고 브리핑을 했었다. 2박 3일동안 무거운 분위기가 유지됐다. 음악도 묵직했고, 웃는 사람 단 한명도 없이 다들 혼신의 힘을 다해 촬영했다."

'데시벨'에서 극을 이끌고, 잠수함 촬영장도 자연스럽게 리드했다. 당초 스턴트 배우가 액션 촬영을 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의 감정있는 액션이 중요했기에 김래원은 카체이싱 장면 속 운전은 물론, 부산아시아드 경기장 곳곳을 구둣발로 뛰어다니고, 수영장에 뛰어들고, 3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모든 액션을 직접 해냈다.
 

▲영화 '데시벨' 강도영 役 김래원/㈜마인드마크
 

"호텔 씬에서도 직접 와이어 달고 뛰어내렸다. 이번에는 스턴트 배역으로 하기로 사전에 얘기했다. 막상 현장에서 보면 대역분이 해주시면 화려하고 멋있다. 전문가다. 근데 감정있는 액션, 손동작 하나로 제가 생각한 감정이 흐트러질 수 있다. 현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메트를 안 깔고 떨어지기도 했다.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지는 씬에서는 무릎이 너무 아팠다. 순서대로 찍었다. 그래서 절뚝거리는 연기를 즉흥적으로 만들었다. 와이어 안하고 실제 떨어졌으면 이 정도의 절뚝거림이었겠다 싶어서 만들었다."

스스로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다는 김래원은 편집으로 자신의 허점이 멋있게 처리된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만든 것이 아니다. 분명 허점도 있는데 편집으로 처리가 된 것처럼 각자 파트별로 책임이 있다. 제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액션을 해야한다. 의상 팀이 핏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액션용으로 편안한 제복, 수중촬영 씬도 그래서 물의 저항 때문에 느릿한 모습이라서 그에 맞는 제복 의상을 준비했다. 액션은 제가 안할수 없었다. 그 장면을 보고 의상 핏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신발도 구두였다. 너무 미끄러웠지만 다들 자신의 파트에서 잘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게 됐다는 김래원은 '데시벨'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더 의도를 했다. 작품마다 케이스는 다를 수 있지만 캐릭보다 작품의 조화,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전작들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셨다면 알게 모르게, 티나지 않게 돋보이는 것을 했을 수도 있다. 개개인의 인물에 대한 표현보다는 스토리에 맞게, 과장되지 않으려고 했다. 캐릭터들이 다 잘 드러났던 것 같다."
 

▲영화 '데시벨' 강도영 役 김래원/㈜마인드마크
 

스크린 복귀와 함께 SBS 금토드라마 '소방관 옆 경찰서'로 안방도 함께 복귀했다. '소방관 옆 경찰서'에서 김래원은 형사 진호개로 분했다. 범죄자들만 보면 사냥개 본능이 발동하는 검거율 118%를 넘긴 레전드 강력계 형사다. 지난 12일 첫 방송부터 미친 진돗개의 면모를 과시하며 안방의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지난 1997년 청소년 드라마 '나' 오디션에서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연기자로 데뷔, 이른 나이에 데뷔한 김래원. 그는 어느 덧 40대, 25년차가 됐지만 한결같이 신뢰감을 안긴다.

"일주일전에 한석규 선배님과 통화를 했다. 갑자기 나이를 묻더니 '이제 시작이라고, 제일 좋을 때'라고 하시더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넌 좋은 배우다. 지금까지 연습했다고 생각하고 잘 해보라'라고 하셨다. 안주할 뻔 했는데 다시 원동력이 생겼다그게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게 되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의 연기 인생에 점수를 묻자 10점 만점에 7점이라고 답했다. "사실 7점까지 될 수도 있고, 그게 끝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제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그때 그때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좀 더 고뇌하려고 한다. 이전에는 내 캐릭터, 인물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작품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의도하지 않게 운이 좋아서 지금의 자리가 지켜지는 것 같다.

25년동안 배우로서 지금의 자리를 지켜올 수 있는 원동력과 초심은 뭘까. 그는 "오랫동안 배우를 업으로 살아왔다. 비교적 인간적이고 무난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것도 저한테는 한때 중요했다. 제가 무난하고 일반적이어야지 영화로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폼잡고 멋지게 살면, 그 모습이 캐릭터와 작품에 비춰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초심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 그거 하나만은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 곽예빈의 오픈클래스 With 홍지우 프로|GTOUR 프로가 알려주는 숏 & 롱아이언 스윙 레슨????
    미녀골퍼 송윤아 프로가 알려주는 '똑바로 보내기 위한 손의 위치' #드라이버 #골프 #캘러웨이
  • [맛.Zip] 리듬과 타이밍! 스윙의 정확도를 올리려면?! KLPGA 이준이 프로의 스윙 레슨 #5번아이언 #3번우드 #드라이버
    KLPGA 유현조 프로의 '위아래를 고정하고 스윙해보세요!' 7번 아이언 스윙꿀팁???? #shorts #golf
  • [맛보기] KLPGA 유현조 프로의 벙커에서 뒷땅 없이 스윙하려면?! 7번 아이언 꿀팁???? #스윙레슨
    미녀골퍼 송윤아 프로가 알려주는 '올바른 테이크백 방법' #아이언 #골프 #캘러웨이
  • [KLPGA] 보물 1호는 바로 이 클럽?! KLPGA 이준이 프로의 골프백 공개
    [KLPGA] 윤이나, '대상, 상금, 평균 타수' 3관왕 확정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 [KLPGA] 대보 하우스디 오픈 준우승자 이준이 프로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KLPGA] '3관왕 유력' 윤이나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던 시즌"
  • [KLPGA] '시즌 3승' 배소현 인터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더헤븐 마스터즈"
    [KLPGA] '데뷔 첫 우승' 김민별 인터뷰 "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은 시즌"
  • [KLPGA] 마다솜 인터뷰 "데뷔 첫 다승 달성한 시즌...마지막 까지 집중"
    [KLPGA] 홍현지 "스크린 투어 우승 경험, 필드 대회에서도 큰 도움 됐죠"
  • [KLPGA] 이다연, "아쉬움 많은 시즌...우승 경쟁한 하나금융 대회 가장 기억에 남아요"
    [KLPGA] '미녀 골퍼' 강지선 인터뷰 "시즌 끝나면 전우리 프로와 오토바이 면허 도전"
  • [KLPGA] 한진선 인터뷰, "지난 주 우승 경쟁, 아쉽지만 만족해요"
    유현조의 '엇박' 아파트 챌린지...SK쉴더스SK텔레콤챔피언십 포토콜 #shorts

핫이슈 기사

    스포츠W

    주요기사

    문화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