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샘, 박미진 役...K-고3으로 까칠하지만 우정을 중요시하는 사이다 캐릭터
-'옷소매 붉은 끝동' 긍정적인 궁녀→'지우학' 의리있는 사이다 캐릭터로 파격변신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은 학교라는 한정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전국 곳곳을 전전하며 촬영됐다. 전작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도 궁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방 촬영이 많았다. "궁녀니까 궁 안에만 있어야 하니 장소가 다소 한정적이었다. 그에 비해 '지우학'은 전국을 다 돌았다. '양궁즈'랑 친하니까 전국 일주하는 느낌으로 다녔다. 체육관이 두개가 나온다. 훈련장도 나오고 테니스장도 장소가 다르고 도서관 세트장도 다르다. 옥상도 다른 곳이다. 마지막 격리 씬에 등장하는 교도소도 다른 지역이다. 희생된 친구들을 기리는 나무 씬도 달랐다."
지방 촬영에는 먹방이 빠질 수 없다. "안동에 'ㅅㅇ막창'집이 있다. 제가 먹어본 막창 중에 제일 맛있다. 여기를 이긴 집은 아직 못 찼았다. 승리언니랑 먹으러 가고 그랬다. 앞으로 막창의 기준점이 됐다. 잊을 수 없다(미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박미진 役 이은샘/매니지먼트 에어 |
"'옷소매' 때는 제가 '지우학'으로 단련됐나보더라. '옷소매' 때는 엄청 춥지는 않았다. 의상에 따라 다른데 한복은 더위를 피할 방법이 없다. 치마 속에 선풍기를 넣고 있으면 그렇게 시원하더라. 겨울에는 히트택을 두장을 입고 경량패딩을 입는다. '지우학' 때는 입었는데 그것보다 핫팩을 여러 개 붙이고 테이프로 돌돌 감는게 더 따뜻했다. 두 작품 모두 옷도 한정적이었다. 의상이 하나였다. 궁녀니까 한복은 두 벌씩 준비했다. 교복의 경우는 굉장히 많았다. 만약 촬영이 2~3일 쉬는 날이 있으면 피칠갑 했던 것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세탁을 했다. 건조가 끝나면 사진 보고 다시 피칠갑을 했었다."
2007년 KBS1드라마 '그대의 풍경'으로 아역 데뷔를 한 이은샘은 현재 데뷔 이래 최고 성수기를 즐기는 중이다. "사실 인기를 크게 실감하는 것은 아닌데 인스타 팔로워 수가 원래는 8천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00만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팬들 애칭도 '옹달샘'으로 지었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너무 좋아하신다"고 했다.
"부모님, 할머니와 같이 산다. 할머니가 경상도 분이셔서 다정한 성격은 못 되신다. 저한테는 크게 말씀 없으시지만 할머니 지인들한테 자랑전화를 하시더라. 하하. '옷소매' 나올 때 그렇게 좋아하셨다. '지우학'은 유튜브에서 10분짜리 짜깁기한 영상을 보여드렸다. 5분 쯤 보시고는 못 보시겠다고 하시더라. '잘했네' 한 마디 해주셨다. 그게 저한테는 최고의 칭찬이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손영희 役 이은샘/MBC |
국내 팬들은 '옷소매'에서 밝고 착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옷소매' 영희가 익숙하다. 하지만 일부 해외 팬들은 '지우학'을 보고 이은샘이라는 배우를 알게 됐다. 박미진 캐릭터는 사이다적인 표현을 대표하는 캐릭터고 무엇보다 '시X'이라는 욕을 달고 살기 때문에 '미스 시X'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손영희'와 '박미진' 중 진짜 이은샘을 닮은 캐릭터는 뭘까 궁금했다.
"제 MBTI는 ESTP다. 미진은 시비를 걸거나, 꼰대기질 이런 모습은 다르다. 장난이 많고 많이 현실적이고 긴장하지 않는 성격은 저랑 비슷하다. 반 정도는 비슷하다. 손영희는 10%다. 저는 영희처럼 인자하게 웃는 성격은 아니다. 100% 참여형이다. 영희의 조용한 성격은 닮고 싶은 성격이다. 제 성격의 반대로 연기했고, 그 연기 덕분에 조금 차분해질 수 있었다. 사실 영희는 원래 잘 웃지 않는 캐릭터였다. 근데 본 성격을 숨길 수가 없었는지 저도 모르게 웃음을 못 참고 활짝 웃었다. 그래서 잘 웃는 영희가 됐다. 감독님과 많은 팬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
'옷소매'는 올 초 최종회 17.4%라는 역대급 사극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국민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설 연휴 특집 '옷소매 붉은 끝동 부여잡고'를 진행했다. "촬영이 끝난 후 오랜만에 '옷소매' 팀과 만났다. 그 예능 프로그램 하면서 더 친해졌다. 특히 준호오빠는 팀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촬영 때보다 더 친해졌다. 그때 서로 번호도 교환하고 가끔 카톡도 한다. 궁녀즈는 클라이밍을 두번 갔다가 우리 길이 아닌 거 같아 포기하고 '옷소매' 팀에 승마 담당이었던 분께 승마를 배우려고 준비 중이다."
'옷소매' 출연 배우들도 '지우학'을 봤단다. "준호오빠가 '옷소매' 영희만 기억하다가 '지우학'을 보셨나보더라. 다 정주행 하시고는 '일진이 따로 없구나. 너의 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이산 말투로. 하하. 그때 처음으로 오빠한테 아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세영언니는 워낙 귀신 이야기나 호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 1회 끝났다면서 매 회차 끝날 때마다 연락을 했다. 근데 세영언니랑 율리는 6회 이후에 연락이 안 오고 있다. 아직 완주했다는 연락을 못 받았다. 민지언니는 잔인한 것을 감안하고 봤는데도 너무 잔인하다고 하더라. 언니는 끝까지 다 봤다. 너무 잔인한데 재밌었다면서 영희가 흑화됐다고 하더라(미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박미진 役 이은샘/매니지먼트 에어 |
이은샘은 9살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교육방송에서 '여자 힘쌤'으로 활약하고, 꾸준히 아역배우로 활동해왔다. 오랜 시간 연기해왔지만, 지금처럼 큰 관심은 처음이다. 오랜 무명생활을 어떻게 견뎌왔을까.
"중학교때까지 그런 생각 없이 즐겁게 촬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저보다 늦게 연기 시작한 친구들이 저보다 빨리 성장 하는 걸 보니까 제 꿈에 대한 불확실함이 커져서 고민이 많았었다. 연기가 내 길이 맞을까 고민했다. 근데 연기를 능가할 만한 재밌는 일이 없더라. 내 위치가 어떻든 연기할 수 있으면 감사하고 그냥 해보자 생각했다. 그냥 천천히 해보자 생각하고 '블랙독'을 만났다. 지금 돌아보면 '블랙독' 촬영하면서 촬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그 전에는 대사를 주시면 억지로 이해해서 쳤다면, 지금은 캐릭터를 많이 분석하려고 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감독님과 조율해나가는 과정들이 많이 바뀌었다.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여전히 연기하는 게 즐겁다는 이은샘은 '믿고 보는 배우'가 목표란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많다. "연기력으로 논란이 없는, 인정받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처음으로 제의를 받고 있다. 제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어렵더라. 최대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저는 판타지물을 좋아한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4~5번 정도 돌려봤다. 그런 판타지물도 해보고 싶다. 최근에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도 재밌게 봤다. 패션에 관한 작품도 좋을 것 같다.
액션은 본격적으로 해 보고싶다. '지우학' 촬영 전에 양궁 대표 선수들께 실제 양궁을 배웠다. 과녁 잘 못 맞춰야 하는 씬이 있었는데 실제 화살을 쏘면 다른 곳으로 갈까봐 CG로 처리하려고 했었다. 근데 제가 쏴봤는데 정확하게 한 곳만 잘 쏘더라. 실제 그 장면이 사용됐다. 액션도 로코도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