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샘, 박미진 役...K-고3으로 까칠하지만 우정을 중요시하는 사이다 캐릭터
-'옷소매 붉은 끝동' 긍정적인 궁녀→'지우학' 의리있는 사이다 캐릭터로 파격변신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매사에 긍정적이던 영희(이은샘 분)가 흑화했다. 이은샘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든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에서 궁녀이지만 자신의 사랑을 택하고 숨을 거뒀다. '옷소매'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은샘은 파격 변신해 대중 앞에 나타났다. 바로 2022년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감독 이재규/이하 '지우학')을 통해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은샘은 박미진으로 분해 거칠지만 답답한 상황에 거침없이 사이다를 날리며 당찬 K-고딩으로 아이콘 등극했다. '지우학'은 공개 3주차(2월 16일 기준)에도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17일 마포구에 위치한 스포츠W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이은샘은 "실제 디엠으로 욕이 오고, 게시글 댓글에도 욕이 난무한다. '미스 시X'이 제 별명이 돼 버렸다. 근데 칭찬 같아 기분이 좋다. 한국 욕을 알린 최초의 배우라더라. 마동석을 뛰어넘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라며 웃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박미진 役 이은샘/매니지먼트 에어 |
이은샘이 연기한 박미진은 효산고에 갑자기 창궐한 좀비 떼를 피해 화장실에 피신한 인물. 화장실에서 옆 칸에 피신한 유준성(양한열 분), 이하림(황보윤 분)을 만난다. 하지만 하림이 좀비에 물렸다는 사실을 알고 대걸레를 부셔 막대기로 그를 찌른다. 유준성과 둘만 남겨진 상황에 대회를 마치고 뒤늦게 학교에 돌아온 양궁부 장하리(하승리 분), 정민재(진호은 분)와 조우, 살길을 도모한다. 이은샘은 '지우학' 오디션을 최남라로 분한 조이현 덕분에 알게 됐다. 조이현과는 웹드라마 '복수노트'에 이어 '베드파파'에서 호흡하며 절친이 됐다. "그때 현이 전화 해서 자신이 '지우학' 드라마를 하는데 학생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고 하더라. 오디션 안보냐고 하더라. 그 사실을 회사에 바로 전달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오디션 공통 대본이 온조랑 나연 역할이었다.이후 연락이 왔을 때는 미진이로 정해서 오디션 봤다." 미진은 욕설은 기본, 흡연에 까칠한 성격까지 쉽게 다가가기 힘든 인물이다. 특히 해외 팬들로부터 '미스 시X'라는 독보적인 별명이 생길 정도다. 이은샘은 "제 욕이 너무 차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오디션 때 이재규 감독님이 욕이 너무 차졌다고 하셨다. 인상이 너무 깊었다고. 그냥 미진이가 너무 잘어울렸다고 했다. 오디션 때 김남수 감독님이 상대 역을 해주셨다. 양궁즈 촬영을 같이 해서 지금은 친구처럼 지낸다. 감독님이 너무 연기를 잘하셔서 제가 오디션 때 연기 칭찬을 했었다. 그때 감독님이 당황하면서 '감독이 연기 칭찬 받는거 처음'이라면서 뿌듯해하셨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처음 공개된 '지우학' 예고편에는 단발머리에 날카로운 이미지의 이은샘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옷소매' 영희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저도 예고편을 보고 놀랐다. 저한테 이런 눈매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눈을 이렇게 날카롭게 떴나 싶었다. '지우학' 이전 캐릭터들도 까칠하긴 했지만 날카로운 눈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어느 고등학교에나 있을 법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지우학'에서는 센 캐릭터다. 가장 강력한 친구라는 게 느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박미진 役 이은샘 스틸/넷플릭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박미진 役 이은샘/매니지먼트 에어 |
극중 미진은 부상을 입은 준성을 민재와 함께 이동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준성은 셋 중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다. 이은샘은 "준성이가 찔려서 저랑 민재가 수레로도 끌고, 직접 들기도 했다. 정말 힘들었다. 한열이한테 다이어트 해오라고 했는데 약속하고는 한번도 살을 빼온 적이 없었다. 정말 힘들었다. 그럴 때 한열이는 웃으면서 이 정도면 나라면 두고 가도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자기 캐릭터가 너무 빌런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더라. 제가 만약 한열이가 제 친구고 동생이면 저도 어떻게든 챙겼을 것 같다. 결국 준성이가 '빨리 가'라면서 희생을 한다. 그 장면에서는 되게 슬펐다."
촬영장에서 깜짝 생일파티도 했었다고. "원래 촬영이 끝나면 칼 같이 집에 가던 사람들이 집에 안가더라. 안동 학교 촬영지 앞에 천이 하나가 있었다. 추운데 거길 구경하러 가자고 하더라. 그래서 따라갔는데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다들 물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 영문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다. 돌아가자고 하는데 하리언니 매니저가 갑자기 저를 찍기 시작하더라. 브이로그처럼 장난치는데 그때 함께 했던 제 매니저님 언니가 트렁크에 풍선과 케이크를 싣고 나타났다. 매니저 언니가 2학년 5반 배우들한테 디엠으로 편지를 받아서 그걸 손편지로 옮겨 써서 앨범으로 만들어줬다. 감동이었다." 2학년 5반 팀 로몬(이수혁 역), 함성민(한경수 역), 조이현, 유인수(윤귀남 역)는 '복수노트'에 이어 재회한 배우들이다. "저는 '복수노트' 때 로몬이랑 그렇게 안 친했다고 생각했다. 말 한마디도 안 섞었다. 근데 로몬이 너무 밝게 '은샘아 반갑다. 오랜만이다'하면서 인사하더라. 굉장히 당황했다. '우리가 친했나?'했더니 로몬이 우리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하더라. 제 기억에는 없었다. 근데 오고 가면서 인사했었다고 하더라. 덕분에 유독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웃음) 유인수 배우와는 '복수노트' 때도 만나는 씬이 없었다. 근데 '좀비파'였더라. 원작에는 미진이 윤귀남과 맞붙는다. 근데 마지막에 만나는 씬, 대사를 주고 받는 씬도 없어서 아쉬웠다. 귀남이와 대립하지 못한게 아쉬웠다. K고3의 무서움을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웃음)" '지우학'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체육관 씬은 배우 안승균(오준영 역)의 "집에 가자" 애드리브로 완성됐다. "준영이는 죽기 전에 저와 대립했던 인물이다. 승균 오빠가 리허설 때는 그런 대사를 안했다. 근데 슛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왔다보더라. 그 말을 듣고 저랑 재혁(양대수 역) 오빠랑 둘이 동시에 심하게 눈물이 터졌다. 그걸 감독님이 좋게 봐주시고 써주셨더라. 그 감정선을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