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이름만으로 여심을 설레게 하는 배우 다니엘 헤니가 오랜만에 한국 스크린을 찾았다.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하며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6년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싱글 라이프를 공개하며 안방 여심을 홀렸다. 같은 해 '크리미널마인드: 국제범죄수사 팀'을 시작으로 '크리미널마인드' 13, 14, 15에 연달아 출연하며 월드스타로 활약 중이다.
566만 관객을 돌파하며 개봉 3주차에서 흥행 독주 중인 '공조3: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감독 이석훈)은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여기에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 영화다. '공조1'의 흥행 성공으로 한 층 업그레이 돼 시즌2로 돌아왔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잭 役 다니엘 헤니/에코 글로벌 그룹 |
다니엘 헤니는 '공조2'에 합류하며 오랜만에 한국 팬들에 반가움을 안겼다. 본래부터 '공조1'의 팬이었다는 다니엘 헤니는 윤제균 감독과 6~7년 전부터 '공조' 속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그가 분한 잭은 한국계 FBI 요원이다. 잭은 글로벌 범죄에 연루된 북한 범죄 조직의 장명준(진선규)를 잡아들였지만, 북한의 철령이 나타나 범죄자를 인도하려는 사실을 알고 분개했고, 호송과정에서 결국 장명준이 탈출했다. 이후 남과 북의 공조작전에 합류하며 삼각공조를 형성한다. "태어나서 한번도 껌을 씹은 적이 없다.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잭을 항상 껌을 씹는 사람으로 만들자고 했다. 마이클 조던처럼. 마지막에는 껌을 입에 넣어서 그런 스웩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작은 디테일이 추가됐다."
'공조1'에 이어 '공조2'까지 함께한 유해진, 현빈, 임윤아 등과 달리 새로 투입된 인물이기에 스스로 걱정이 많았다."'공조1'이 워낙 탄탄했다. 거기서 오는 확신성 때문에 저는 수월했다. 저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감독님도 훌륭하시다보니 제 책임에만 몰두했다. 액션 부분을 걱정했는데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배우분들이 훌륭하다보니, 공통된 목적이 있으니 촬영이 수월했다."
특히 지난 2005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함께 호흡한 현빈과 무려 17년만에 재회해 남달랐다. "마음은 똑같이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다. 17년동안 둘다 이 일을 해온 점에 대해서도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그때 활동하신 분들이 지금은 안하는 경우도 있다. 같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그는 17년전과 달라진 점이 있냐는 물음에 "머리 스타일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새벽 3시까지 소주 먹고 노래방 갔는데 지금은 소주 몇 잔 마시고 집에 가야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잭 役 다니엘 헤니 캐릭터 포스터/CJ ENM |
현빈과는 라이벌 관계로 호흡했다. 미국에서 장명준을 놓친 악연으로 관계가 시작된다. 걸어다니는 화보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은 여심을 흔들고 특히 전편의 '철령바라기' 민영(임윤아)이 혼자 삼각 로맨스를 펼치며 본격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다. 다니엘 헤니는 둘의 관계를 "상호보완적"이라고 했다.
"둘다 남성적이고 유능하지만 거울같은 상반된 매력이 있다. 마치 자로 잰듯한 철령, 잭은 허술한 면이 있다. 일상적인 면에서는 잭이 코믹하고 재밌다면 철령은 아니다. 음과 양처럼 서로를 보완하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삼각관계에서도 대비된다. 누군가는 철령처럼 조용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잭처럼 바에서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도 계신다. 현빈씨가 잘 만들어놓은 캐릭터에 대비되는 캐릭터를 만들수 있었다."
그러면서 잭의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 현빈의 배려 덕이라며 고마워했다. "둘의 케미가 좋은 이유는 현빈씨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다. 이 업계가 힘들 수 있고 긴장될 수도 있는데 현빈씨가 저를 환대해줬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타적인 사람이다. '김삼순'때 즐겁기도 했지만 무서웠다. 한국문화와 언어를 몰랐다. 그때 현빈씨는 저를 환영해줬고 스윗했다. 현빈씨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도 있는데, 저를 환영해줬다.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말해주는 것 같다. 리더인 현빈 덕분이다(미소)."
민영으로 분한 임윤아와도 무려 15년만의 만남이다. 다니엘 헤니는 영화 '마이 파더'(2007) 홍보당시 걸그룹 소녀시대로 가수 활동중이던 임윤아와 처음 만났다. 당시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 미션으로 만났다. "그때 저를 만나서 허그를 하는 미션이 있었다. 그때도 너무 귀여워다. 훌륭한 배우로 성장해서 뿌듯하다. 가수에서 연기로 넘어오는게 분명히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 같다. 윤아씨는 정말 바쁘게 살고 있더라. 하루에도 2~3개의 스케줄을 소화하고도 촬영장에서 항상 웃고 밝았다. 기회가 되면 윤아씨와 다시 작업하고 싶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다니엘 헤니 현빈 유해진 임윤아 스틸/CJ ENM |
현빈을 비롯한 유해진, 임윤아 등과 함께 진태네 집 촬영을 초반에 진행했다. 앞서 이석훈 감독은 '진태네 집' 촬영을 보며 배우들의 케미가 좋았다고 전했다. 다니엘 헤니 역시 첫 촬영부터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정말 좋았다. 진태의 집 촬영씬이 가장 재밌었던 것 같다. 애드리브도 굉장히 많았다. 감독님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부분이, 애드리브를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셨다. 느끼한 제스처나 대사로 인해 재미를 유발할 수 있었고 케미도 정말 만족스러웠다."
'공조' 시리즈는 코믹 액션영화다. 다니엘 헤니는 FBI 베스트를 입고 액션을 펼치며 여심을 사로잡는다. 그는 "스턴트 팀이 너무 훌륭했다"고 공을 돌렸다. "정말 많이 연습했다. 스턴트팀이 너무 훌륭했다. 저는 맨몸 액션은 많이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많았다. 연습을 많이 해야했고, 촬영 이후에 스턴트팀과 합을 맞췄다. 한국 스턴트 팀의 퀄리티는 정말 훙륭하다. 현빈씨는 자로 잰듯한 로봇같은 몸놀림, 진태는 익살스러운 신기한 액션이다. 잭은 조금은 허술하고 감정적인 액션이길 바랐다. 모든게 낯서니까 감정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을 원했다."
다니엘 헤니는 "그래서 촬영 내내 호텔에서 새벽까지 연습하면서 테이블들을 옮겨서 관계자분들께 죄송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슬로우모션 씬이 보기 힘들었다. 저는 부끄럽고 빨기감기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세명이 걸어가는 씬, 클럽씬도 슬로우모션이 걸린다. 저는 제 영화를 막 돌려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볼때마다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 요원인 잭의 한국어 대사가 많은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인터뷰는 태풍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 통역이 함께 했다. 하지만 실제 다니엘 헤니는 한국어로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통역을 사용했다. 오랜만의 한국어 연기도 반가웠을 터. 다니엘 헤니는 "항상 도전을 하고 하면서 최대한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공조2'에서 한국어를 많이 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잭 役 다니엘 헤니/에코 글로벌 그룹 |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저한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언어를 통해 사람들이 연결이 된다. 그 언어를 배우면서 겸손해지기도 한다. 26살에는 '안녕하세요'도 몰랐는데 배운다는 것 자체가 큰 부분이었다. 저는 완벽주의 경향이 있어서 한국어 연기가 어렵거나 힘든 부분이 있다. 대화를 할 때는 한국어를 할 수 있지만 연기는 다른 이야기다. 더 나은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잭의 한국어 실력은 다니엘 헤니의 의견이 반영됐다. 잭은 자신보다는 한국어가 조금은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잭의 서툴지만 허술한 듯한 한국어 연기가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빠른 82'도 애드리브다. 영어로 많이 해서 편집을 많이 당한 것 같다(웃음). 처음에 나오는 FBI라고 차 씬에서 '나이스 카' 그 부분이도 애드리브였다. 편집된 부분도 많지만 많이 허용해주셨었다. 제 아버지께서 드라이한 유머코드를 갖고 게신다. 'SNL' 등 오래된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저희 매니저와 17년을 함께 했다. 그 옆에서 톤을 배우고 '졸라 짜증나' 대사도 애드리브이다. 제 주변에 재밌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께 한국어를 배웠다."
현재 할리우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그는 '크리미널 마인드' 시리즈를 비롯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시간의 수레 바퀴' 등에 출연하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K-콘텐츠의 영향력을 누구보다 몸소 느끼고 있다.
"한국의 스토리 텔링은 항상 훌륭했으나 시스템도 교정이 되서어 너무 좋다. K-콘텐츠의 영향력은 뿌듯함을 느낀다. 업계에서 친구들이 한국 콘텐츠 이야기 하는 게 놀랍다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도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작은 국가임에도 많은 능력, 근면성실함,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에 기회가 온 것이다. K팝도 마찬가지다. 나를 한국 배우라고 부를 수 있는 게 뿌듯하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는 할리우드 활동에 많이 치우쳐있지만, 한국 작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한국작품은 언제나 하고 싶다. 저는 운이 좋게도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했었다. 당시는 저같은 글로벌 스타일의 배우를 원했다. 언어라는 특수 케이스 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 한국 드라마에서 작은 배역으로 할 것 같다. 왔다갔다 할 예정이고 한국어 연습도 더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