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작품 고팠던 고현정 "'마크스걸' 제안 너무 좋아, 밝은 역할로 좀 가져다 써주길"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5 06: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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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고현정이 또 다시 인생작을 경신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에서 1역 3인에 도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핏빛 사투로 호평 받으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마스크걸'에서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을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명이 넘는 취재진 앞에 선 고현정의 첫 인상은 신기했다. 주어진 50분도 부족해 취재진에 하나라도 더 이야기해주려고 자신의 개인 시간을 더 할애하면서 마음을 쏟았다. 덕분에 그동안 그 어떤 것보다 오직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했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현정은 다시 또 만나고 싶은, '괜찮은 사람'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김모미 役 고현정/넷플릭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고현정이 분한 김모미는 교도소에 수감된 지 10년 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성형 전 김모미는 신인 배우 이한별, 성형 후의 모미(아름)은 나나가 연기했다. 고현정은 1역 3인에 대한 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1역 3인은 저는 정말 좋았다. 제가 살아보니 10대, 20대, 30대, 40대 때의 모습이 다 다르더라. 나 자신은 나로 살기 때문에 변화를 모르지만, 10대 때 봤던 친구를 40대 때 우연히 봤을 때 달라진 모습이 있다. 저라는 사람도 그렇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담되지 않았다. 그게 더 훨씬 더 사실적이고 억지스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명이서 연기하는 것은 안해본 것이다. 그래서 좋았다. 거기서 제가 마지막이라서 더 좋았다. 제 나이대와 비슷한 연령대라 너무 좋았다."

40대 김모미는 교도소에서 수감번호 1047로 첫 등장, 숏컷 헤어에 표정에 근심 걱정이 없다. 그렇다고 기쁨도 없는 무미건조한 모습이다. "앞부분의 김모미를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들어가서 10년이 지났다'만 생각했다. 어떤 죄를 지었던, 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기가 세든 약하든,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이 지난 사람이라는 것만 신경썼다. 그래도 모미다. 얘는 이미 다 파악이 끝난 상태다. 바보처럼 생활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힐링하고 있지 않았을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모미도 무엇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니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 대사를 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김모미 役 고현정/넷플릭스


고현정은 '언니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 대사를 두고 붓으로 크게 한 획을 긋는 느낌이라고 했다. 5회 후반부터 등장했지만, 세번째 김모미의 사건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그 대사가 슬슬 움직이겠다는 신호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아서 움직임도 최소화했다. 언니라고 지칭하지만 나의 결심이고, 내가 나한테 이야기하는 것이다. 더 발악하면서 했을 수도 있지만, 저라는 사람이 많은 옷을 입었던 사람이라 뭔가 그 대사를 위해 설정한다면 과하게 보이는 효과가 본의 아니게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어떤 것도 최소한으로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미건조했던 김모미를 움직이게 한 것은 주오남(안재홍)의 모친 김경자(염혜란)다. 고현정은 "김경자가 나를 죽이겠다고 하면 얘가 나갈까? 안 나간다"고 했다. "오히려 네가 들어와서 공정하게 교도소에서 싸우자 했을 것이다. 근데 사회에 뿌려놓은 게 딸이다. 자신의 엄마를 건들여도 모미는 전화는 했지, 안 나갔을 것 같다. 모성을 받고 살았던 친구가 아니다. 근데 딸을 건든다? 그걸 누가 건드냐다. 다른 사람도 아닌 김경자가 한다니까 그가 미모의 성장과정을 팔로워하고 가스라이팅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찢어놔야겠다 생각했을 것이다. 교도소 안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안은숙을 통해 부탁했지만 믿을 수가 없어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김경자에 맞서서 딸을 구해내는 김모미의 모성애는 처절했다. 하지만 고현정은 "모성애보다는 부성애에 가깝다"고 말했다."딸 미모를 동굴에서 처음 본다. 모미는 약간 돌아이 기질이 있다. 자기 딸을 봤을 때 직접 실감이 될까? 다 큰 딸이라 더 안 될 것 같았다. 남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자기 자신한테 박하다. 자기 자신의 감정에 빨리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염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감성에 빠지기 전에 구하려고 한다. 빨리 구하자가 가장 컸을 것 같다. 미모를 구할 때의 모미의 감정을 연기할 때 저는 모성애도 있었고, 부성애도 느껴졌다. 지키는 것에 초점이 많이 가 있는 것이 부성애라면, 모성은 몸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기분 등의 아이의 상태를 신경썼을 것이다. 모미는 모성은 자연스럽게 있지만 그걸 표현하기까지는 염치가 없다. 이번에는 부성과 모성의 가운데 지점에 있을 것 같았다. 김경자의 모성이 잘된 것은 아니다. 그는 하나님 외에 그 어떤 누구의 심판도 받고 싶어하지 않아한다. 분기탱천하는 김경자의 모성이 부럽기도 했을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김모미 役 고현정/넷플릭스


김모미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었다. 고현정에게 외모란 어떤 존재일까. 사실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피부미인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고현정은 "외모 덕을 봤지만, 빈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정말 반가웠다. 아주 페어한 캐스팅이라는 생각에 깨끗한 마음이 들었다.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작품이다. 내가 이런 장르물을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든 작품이다. 저는 운이 9할이다. 운이 좋은 것 같다. 특화된 역할들, 그런 것들로 소비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얘기할 수 있게 된 것도 운이 좋아서인 것 같다."

고현정은 장르물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많은 호평이 쏟아졌고, 함께하는 작업에 대한 기쁨을 느꼈다. "감독님은 장으로서, 현장을 아우르고 이끌었다. 윽박지르고 강요가 아니라 감독님과 대화하면 설득되서 다른 아이디어도 많이 떠올랐다. 디렉션의 착함의 힘, 바른 것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 해드리고 싶었다. 다음에도 써 달라고 했었다. 이렇게 해야 현장이 좋구나 느끼면서 '모래시계' 이후로 배우들과 해봤다."

그렇기에 연기자로서 다음 스텝도 바란다. "저는 이런 장르물을 좋아한다. 근데 제가 좋아한다는 사실이나 제 생각, 제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디서도 말한 적이 없어서 장르물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마스크걸'을 하면서 어울리는 것에 대한 기쁨을 진하게 알았다. 검사, 변호사 같은 것 그만하고 싶다. 저는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말숙이로 데뷔했다. 밝은 역할 하고 싶다. 제가 더 늙기 전에 갖다 쓰셔도 좋지 않을까. 밝은 작품이면 더 재밌을 것 같다(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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