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은빈 "'무인도의 디바' 선택할 때부터 그린 콘서트...3단 고음은 내 제안"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5 07: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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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믿고 보는 배우' 박은빈이 가수까지 영역을 넓히며 올라운더로 한 층 성장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를 통해서다.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던 배우 박은빈은 무려 9곡의 OST를 홀로 소화해냈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뮤지컬 가능성까지도 점치면서 박은빈의 더 큰 활약을 기대케 했다.


'무인도의 디바' 종영 후 스포츠W와 만난 박은빈은 "도전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모두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이후 주목하고 계실 때 부담감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한 것이다. '우영우'와 반대로 쉽게 생각해보자 싶어서 선택했다. 근데 최소 4가지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역할이었다"며 "생각보다 고난이도 촬영이 많았다. 음악 드라마인만큼 공들여야하는 부분도 있어서 12부작인데 16부작 못지 않게 제작 기간을 거쳤다. 그에 비해 방영 기간이 짧았던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서목하 역 박은빈/나무엑터스


'무인도의 디바'(극본 박혜련, 은열 / 연출 오충환 /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 제작 바람픽쳐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3일 방영된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8%, 최고 11.1%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9%, 최고 10.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박은빈은 극 중 서목하로 분해 최종회에서는 데뷔 앨범 발매와 함께 가수로서 성공했다. 또한 정기호/강보걸(채종협)와 15년간 변하지 않았던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고, 기호는 전성기를 맞은 목하의 모습을 담아내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박은빈은 "저는 크로마키로 찍었지만 제가 며칠 전에 '마마 어워즈'에서 시상한 부분이 '송 오브 더 이어'였다. 목하도 받았더라. 하하. 제가 도쿄돔에서 바라봤던 광경이 '플라이 어 웨이' 부르던 엔딩 장면에 펼쳐지더라. 그게 되게 아름다웠고, 그 모습을 실존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엔딩이 기억에 남는다"고 엔딩 장면을 떠올렸다.

박은빈이 '무인도의 디바'를 만난 것은 '우영우' 촬영 당시였다. "'우영우' 촬영할 때 제안 받은 작품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적인 환기가 필요할 때 차기작을 살펴본다.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다. 무엇을 다루는 내용일까, 궁금해서 대본을 읽게 됐다. 시놉시스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시놉보다 대본을 먼저 읽게 된 유일한 작품이었다. 1부 마지막에 드론을 발견하는 목하가 영상으로 어떻게 펼쳐질까기 궁금했다. 저도 '말이 돼?'였지만, 판타지 설정이 들어갈 것이라면 생존 이야기보다 약간의 동화같은 설정들을 내 얼굴로 구현할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대본에는 노래가 들리지는 않는다. 15년동안 그렸던 윤란주(김효진)를 만난 목하가 15년의 공백을 채우는게 흥미로웠다. 목하가 무인도의 생활로 인해 어떤 것을 얻고 돌아왔는지 같이 알아오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서목하 역 박은빈 스틸/tvN 


'무인도의 디바' 서목하는 정기호의 도움으로 가정폭력 가해자인 아빠로부터 도망치려다가 바다에 빠져서 15년간 무인도에서 표류하게 되는 사고를 겪었다. 그는 15년만에 정채호/강우학(차학연), 강보걸 형제에 의해 구조된다. 목하가 무인도에서 15년간 홀로 버틴 원동력은 어떤 것이었을까. "저도 무인도 촬영 때 많이 지쳤다. 벌레도 많고, 뜨거운 햇볕 아래서 촬영하면서 목하가 3회에서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결심을 하기까지 너무 처절하게 느껴지더라. 6년동안 버티다가 포기하려는 것 자체가 이미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5분만, 50분만 더 살아보자 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목하 캐릭터는 사투리는 기본, 무인도에서 살기 때문에 수영도 해야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준비해야할 것이 많았다. "제가 물을 무서워한다. 수중 촬영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있는데 감독님과 많은 스태프분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사투리 또한 처음에는 입을 어떻게 뗄까 고민했는데 목하만의 감성을 잘 담아보니 좀 편해졌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서울에서 살면서 사투리가 점점 옆어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으셨던 것 같다. 저는 기자회견할 때라던지 서울말을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정도로만 변화를 줬다. 목하는 섬마을에서 살다가 홀로 무인도에 고립됐다. 혼잣말로 연명해온 목하의 정서를 잘 전달드리고 싶었다. 란주언니와 옥탑 춤 씬은 란주의 화려한 전성기를 추억하는 장면일 줄 알았는데 홀리뱅 팀에서 안무를 짜주시더라.하하."

목하는 란주에 대한 팬심은 물론, 가수 못지 않은 실력으로 RJ엔터테인먼트 UCC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다. 무인도에서 구조된 후 란주를 만나, 대리 가창을 해주는 등 실력을 입증하며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박은빈의 가장 큰 도전은 노래였다. 실제 '무인도의 디바'는 모든 무대 영상 촬영 때도 박은빈이 라이브를 소화해냈다. 싱어송라이터 알리아가 보컬 트레이너로 함께 했다. 목하는 노래로 설득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서목하 역 박은빈/나무엑터스


"가수 알리아씨가 기타를 가르쳐줬다. 노래 발성도 배웠다. 저는 제 음역대를 확인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발성들은 다 처음이었다. 1월 중순부터 6개월동안 3시간씩 43번 보컬 레슨을 받았다. 4월부터는 빈도 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7월 말부터 본격 녹음을 시작해서 녹음실에서 프로듀싱을 받으면서 단기간에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 현장에서 라이브로 부르고, 싱크를 맞춰서 녹음해서 덮어 씌우는 작업도 했다. 음악팀과 촬영팀의 관점도 달랐다. 저는 감정에 맞춰서 노래를 현장에서 부르면, 음악팀은 촬영을 모르고 들을 때 좋은 음악을 생각하신다. 같이 합쳐지면 어울리지 않아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었다. 정말 속성으로 갈고 닦아주셔서 그분들이 오랜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최대한 흡수하려려고 노력했다."

'Someday'를 시작으로 '그날 밤'(어쿠스틱 버전), 'Mint', 'Here I Am', 'Open Your Eyes', 'Until The End', 'Dream Us', '그날 밤'(콘테스트 버전)과 'Dream Us' 어쿠스틱 버전까지 박은빈은 드라마 방영 내내 매주 한 곡씩 발매, 무려 9곡을 소화했다. 박은빈은 "가수의 삶이라고 하기까지는 거창할 수 있지만, 가수분들이 이런 루틴으로 살고 계시는구나 간접적으로 알게 됐던 신기한 7~8개월이다. 음원 사이트에서 '박은빈의 노래가 발매됐다'고 알림이 오더라. 데뷔 28년차에 저도 참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많이 느꼈다"며 웃었다.

드라마 OST의 경우 이야기 전개와 관련돼 있기에 가사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OST와 관련해 7~8개월간을 목하로 살았던 박은빈의 의견도 더해졌다. 특히 경연이라는 드라마틱한 전개와 함께 포텐을 터뜨린 '그날 밤' 콘테스트 버전의 3단 고음은 아이유를 연상시켰다. 이는 박은빈의 의견이다. "생각보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랐다. 작곡가분들도 제 실력을 몰라서 소극적으로 작곡을 해주셨었다(웃음). '그날 밤'은 어쿠스틱 버전이랑 콘테스트 버전이 다르다. 2008년의 윤란주를 서목하가 이겨야 한다. 근데 다 제 목소리다. 경연에서 란주의 전성기를 끌어올 수 있을만한 킬링 파트가 필요한 것 같아서 제가 4옥타브 도까지 낼 수 있다고 말씀 드렸다. 그래서 3옥타브 솔 샵까지 해주셨더라. 한번 불러보면 어떻겠냐고 해서 불렀다. 그래서 3단 고음 파트를 넣어달라고 했다. 녹음할 때 후회했지만 생각보다 시청자분들이 고음의 극적 효과를 좋아해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웃음)."


▲'2024 박은빈 FAN CONCERT'<은빈노트: DIVA>' 포스터/나무엑터스


드라마는 끝났지만 박은빈의 가수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오는 1월 6일 '2024 박은빈 FAN CONCERT'<은빈노트: DIVA>'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말 제 노래만 들은 것 같다(웃음). 사실 팬미팅이 아닌 팬 콘서트인 이유는 제가 이 작품 선택할 때 혼자 그린 큰 그림이었다. 매 회차 노래를 부르게 됐다. 가수들 콘서트에는 곡 수가 미치지 못하지만, 미니 콘서트 정도를 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근데 미니라기엔 정규 앨범에 가까운 9곡이라는 곡을 냈다. 그래서 팬콘서트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무인도의 디바' 이후 콘서트는 처음이다. 모든 곡을 다 해내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이브로 풀 가창이 가능한지도 이제부터 시도해봐야 한다(웃음)."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대상을 수상, 그 이상으로 박은빈이 선택하는 작품과 배우까지도 사회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특히 '우영우'는 자페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과 그의 가족들까지도 재조명하면서 전 세계에 따스한 울림을 전했다. "대상을 받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많아졌다. 저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욕심은 없었는데 세상이 화답해주는 것 같았다. 저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도의적 책임도 얘기했지만, 그걸 생각보다 크게 받아들여주셨다. 그래서 가볍게 생각하자 했던 게 이 작품이었다. '우영우'를 어렵게 결심했다면, 저만의 개인 기준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생각하자 해서 목하와 무인도의 디바가 2023년을 책임져준 것 같다. 목하의 긍정의 기운과 제 실제 삶과 연결해주셔서 실제 저랑 되게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갖고, 목하를 더 햇살처럼 생각해주신 것 같았다. 반대로 이게 또 제가 받는 평가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과도한 부담감 같은 것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살면서 많이 느껴봤기 때문에 다음 작품은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또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무인도의 디바'로 올 한해를 꽉 채운 박은빈. 올해는 박은빈에게 만족스러운 해로 기억된다."저 혼자만의 도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수영도 도움을 주신 수많은 분들이 계신다. 노래도 혼자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모두가 잘 맞아 떨어져야만 하는 환경이었다. 오충환 감독님도 '음악 드라마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음악 팀 조차도 사실상 이 레코딩하는 녹음기가 '디바 도전기'가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어제 저와 내일의 제가 싸우는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모두의 힘을 빌려서 모아서 할 수 있던 과정이었다. 감사한 분이 많은 것 같다."

 

이어 "이번 해는 만족스러운 해라고 얘기해도 될 것 같다. 배우로서도 과연 언젠가 대상을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주셨다. 그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해 같다. 이 작품, 이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소소하게 목표한 바는 '잘 마무리하자'였다. '이 선택이 후회하지 않게 끔 하자'였다.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제게 준 작품인 것 같아서 올 한해의 이정표가 되길 바랐던 목하에게 고맙고 만족스럽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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